(필래 착륙선의 장비들 Credit: ESA/ATG media )
필래 착륙선은 지난 2014년 11월 착륙 후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연락이 두절되었지만, 최근 교신에 성공했다 다시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220427249767 참조) 지난 11월 12일에서 14일 사이 63시간 동안 필래는 최선을 다해 측정한 자료를 송신했고 이제 과학자들은 그 정보를 분석해서 많은 것들을 알아냈습니다.
필래에 있는 COSAC (Cometary Sampling and Composition experiment) 장치는 착륙한지 불과 25분만에 첫번째 샘플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16가지 물질이 검출되었는데, 이 중 유기물질은 6가지 종류 - alcohols, carbonyls, amines, nitriles, amides, isocyanates - 로 분류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4가지 (methyl isocyanate, acetone, propionaldehyde, acetamide)는 혜성에서 처음 발견되는 유기물이었습니다.
비록 이런 물질 자체는 생명체가 아니지만, 이 물질들은 생명의 기초 물질인 당류, 아미노산, DNA 등을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지구에 유기물을 전달한 것이 혜성이었다고 믿고 있는데, 이런 물질이 혜성에 풍부하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입니다.
동시에 필래의 CIVA experiment (Comet Infrared and Visible Analyser) 장치는 착륙 지점에서 매우 어두운 색의 표면을 관측했습니다. 이는 혜성에 상당한 양의 유기물이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혜성이 태양계 형성 초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태양계 초기에는 생명의 기본 물질들이 매우 흔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COSAC 은 풍부한 질소 화합물을 발견한 반면 황 화합물은 발견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혜성에 황화합물이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필래의 다른 장비인 ROSINA는 이를 관측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혜성의 위치에 따라 화합물의 조성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혜성은 물과 이산화탄소의 얼음 이외에 다양한 탄소 화합물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물질들은 강력한 우주 방사선의 영향을 받아 더 복잡한 물질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필래에서 목격하는 것이 그것이죠. 물론 혜성 자체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태양계 초기에 지구에 많은 혜성이 충돌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적지 않은 시사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연구가 진행되면 더 많은 사실들이 밝혀지겠지만, 혜성에 다양한 유기물이 풍부하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태양계만의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과연 우주에 생명체가 얼마나 흔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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