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을 주름잡던 업체로 아이리버가 있었습니다. 비록 세계 무대에서는 애플의 아이팟 시리즈에 고전을 면치 못하긴 했지만 당시에 애플을 디스한 광고의 효시 (?) 로 등장하며 토종 MP3 플레이어 업체로 명맥을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2010 년 이후 스마트폰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MP3 및 PMP 가 하던 일을 스마트폰과 타블렛 PC 들이 대부분 가져가기에 이릅니다. 따라서 MP3 플레이어 업체들은 사업 변화를 시도하면서 재기를 노리는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아이리버는 올해 아스텔앤컨 (Astell & Kern) 이라는 고가형 스튜디오 마스터링 퀄리티 음원 (MQS) 포터블 플레이어를 출시하면서 이와 같은 변화를 알렸습니다. 70 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포터블 음원 플레이어는 스마트 기기도 재생이 가능한 MP3 가 아닌 MQS 를 타겟으로 삼으면서 예상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 http://www.bloter.net/archives/136437 참조)
결국 아이리버는 MP3 음원 사업에서 손을 떼고 본격적으로 고급 음원 및 로봇, 블랙 박스, 전자 사전등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사실 올해 MP3 플레이어 신규 출시도 없다시피했고 현재 시중에 팔리는 아이리버의 MP3 플레이어 역시 재고나 리퍼 재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철수 한건 아니라고 했지만 음원에 이어 중저가형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점차 발을 빼는 모습입니다.
아이폰 돌풍 이후 휘청 거리던 아이리버를 현재 지탱하는 원동력은 의외로 KT 와 합작으로 만든 유아용 로봇이라고 하며 앞으로는 MP3 전용 플레이어 보다 이런 쪽으로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로봇 덕분에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함) 다행히 아스텔앤컨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면서 하이파이 포터블 오디오 시장을 개척해 음악 기기 회사로써 차츰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가는 것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스텔앤컨 : http://www.astellnkern.com/
미래에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나 PMP 가 완전히 사라지고 고가형 하이파이 오디오만 남게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점차 스마트폰의 음 재생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무손실 파일 재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MQS 같은 고품질 음원에 집중하는 것이 확실히 회사가 살 길이라고 생각되네요. 미래에 좀 더 보급형의 MQS 플레이어가 나오고 음원이 더 많이 공개되면 그 때는 저 역시 관심이 있습니다. 아마도 아이리버가 살 길은 스마트폰과의 대결이 아니라 이런 새로운 틈세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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