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벤츠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 - 벤츠 여검사 항소심서 무죄




 
 일명 벤츠 여검사 사건으로 불리던 이 모 전검사 (37 세 여) 의 청탁 뇌물 수수 의혹 사건이 결국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최 모 변호사 (49세 남) 와 내연 관계에 있는 이 모 검사가 2008 년 2월에 벤츠 승용차 (S350L) 및 샤낼 백 (540 만원 상당) 을 선물 받았고 2010 년 9월에 다시 이모 검사가 맡은 고소 사건에서 사건을 잘 봐달라는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모 전검사는 기혼녀) 


 결론 부터 말하면 벤츠 승용차 및 샤넬백 등을 건네 받은 사실은 인정되었으니 유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이 보통일 것입니다. 원심에서는 징역 3 년 및 추징금 4462 만원이 선고되었는데 피고인은 이를 항소했습니다. 그런데 부산지법 제 1 형사부 (김형천 부장판사 )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무죄를 선고한 것도 의외로 다가올 만 하지만 이 판결이 화제가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판결문 때문입니다. 재판부에 의하면 고소 사건을 청탁받은 시점보다 벤츠 승용차를 받은 시점이 2년 7 개월 전으로 청탁을 댓가로 벤츠를 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은 여자 관계가 복잡한 최 변호사에게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정표를 요구해 '사랑의 정표' 로 벤츠 승용차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피고인이 샤넬백 및 최모 변호사의 신용카드로 2300 여 만원을 사용한 것도 시기와 경위들을 볼 때 청탁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으며, 청탁 역시 최 변호사가 고소 사건을 가급적 신속하게 처리해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호의로 전화를 한 것이지 어떤 댓가를 바라고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최모 변호사가 내연 관계인 이 전 검사에게 벤츠 S350L 승용차, 샤넬백을 선물하고 자신의 신용 카드를 쓰도록 한 상태에서 어떤 사건에 대해서 부탁했지만 사랑의 정표이고 댓가성은 없어서 뇌물 수수죄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해당 물품을 몰수하거나 추징금을 매길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냥 사랑의 증표니까요. 


(참고로 신용 카드를 사용한 시점은 전화와 문자를 받기 전부터 후까지 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최 변호사가 건넨 신용카드의 사용도 고소사건을 청탁받은 시점을 기점으로 전과 후의 사용액이 눈에 띄게 늘어났거나 청탁이전에 비해 최 변호사로부터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고 볼 수 없는 점을 들어 대가성을 부인했습니다. 즉 청탁을 받았다고 의심되는 시기와 그 후에도 최변호사의 신용카드를 이 모 전 검사가 사용 중이었음) 



(이제 자동차가 아니라 사랑의 화신으로 거듭난 벤츠 S350  (사진은 S350L 이 아니라  Mercedes-Benz S 350 BlueTEC (W 221, Facelift)  임  Source : wiki    )    


 이를 두고 지금 온라인 상에서는 온갖 종류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앞으로는 법원에서 커밍 아웃하는 남남 커플이 많아지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이라서, 그리고 정표가 필요해서 돈을 건내받았을 뿐 댓가성은 없었다.... 라고 이야기 하는 남-남 커플들이 대거 탄생할지 모르는 일이죠. 또 미리 건내 받으면 댓가성이 없으므로 앞으로는 청탁보다 선물먼저라는 신조어가 생길지 모르는 일이죠.  또 '벤츠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벤츠도 못사주는 남친... ' 같은 새로운 광고 카피 라이트가 생겨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미 대한민국 사법부가 뇌물이 아니고 사랑의 정표로 판시한 상황이니만큼 이제 여론이 어떻든 피고인은 무죄가 되었고 이 사건을 진정한 이모씨의 경우 항소심에서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까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4개월에 벌금 천만원이 선고되었습니다.


 아직 검찰 쪽에서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이런 판시가 나온 것 자체가 해외 토픽 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법 정의에 대해서는 별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대놓고 이런 판례를 남기다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참고 기사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