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일본 하면 로봇 강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대중 문화에서 로봇은 꽤 친숙한 소재이고 여러가지 재미난 컨셉의 로봇이 많이 선보인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지난 2011 년 3월 후쿠시마 1 원전 사고 이후 극한 상황에서 투입할 원격 조종 로봇은 대부분 미국산이었습니다. 정작 재난 및 극한 환경에서 작업할 로봇은 지금까지 일본에서 별로 개발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2013 년 부터 시작될 원전 내부의 클린 업 작업에서는 아마도 일본산 로봇들도 대거 활약할 기회가 있을 듯 합니다. 여러 회사에서 그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 히타치도 비교적 실용적으로 보이는 형태의 중대형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어찌 보면 포크레인에 로봇팔이 달려 있는 것 처럼 보이는 ASTACO-SoRa 입니다. 이 로봇은 유선이 아닌 원격으로 장시간 조작이 가능합니다.
(ASTACO-SoRa Source : Hitachi )
이 로봇의 동작은 비교적 느리지만 디젤 엔진을 동력으로 삼아 15 시간 정도 외부 동력 없이 작동이 가능하며 로봇 팔은 최대 150 kg 의 물체를 98 cm 까지 들어올릴 수 있습니다. 무게는 2.5 톤 정도입니다. 원전용으로 개발되어 고 방사선 환경에서 작동을 보장하며 두개의 팔이 있어 각종 잔해를 더 단단하게 붙잡을 수 있습니다. 로봇 자체에 방사선 레벨을 측정하는 선량계가 있어 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할 수 있는 것도 원전 사고 작업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사실 이 로봇은 동영상에서 보듯이 빠른 작업보다는 확실한 작업을 위해서 태어났다고 할 수 있는데 어차피 원전 내부의 잔해를 제거하는 작업 자체가 절대 빨리 끝날 수가 없고 시간이 걸려도 신중한 작업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조작부. 확실히 중기계 같은 느낌으로 멋있지는 않지만 실용성은 높다고 보여짐 Source : Hitachi )
ASTACO-SoRa 역시 단점은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계단을 오를 수 없고 평지에서 작업하도록 제작이 되었다는 점이겠죠. 하지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원전 1-3 호기에서 활약할 수 있는 여지는 적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현재 여러 가지 형태의 로봇이 테스트 중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허가가 떨어지면 ASTACO - SoRa 가 투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한국 역시 원전을 계속해서 많이 운용할 계획이므로 이런 재난용 로봇들을 눈여겨 보고 그중에서 필요한 녀석들은 구비해 두는게 좋지 않을 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아예 사고가 나지 않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지 않으면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더 최악의 경우를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일본 원전 사고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었죠. 최악의 경우는 안 생기는 게 가장 좋지만 어쨌든 대비는 필요합니다.
참고
흥미로운 기사 잘 보고 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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