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투표율은 매우 저조했지만 2012 년 12월 16 일 일본 총선 (중의원) 은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이로써 자민당은 3년 3개월만에 정권을 탈환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는 오는 12월 26일 제 96 대 총리로 취임해 5년 3개월만에 재집권하게 되었습니다.
(2006 년 APEC 정상 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그리고 당시 총리였던 아베 신조 현 자민당 총재. 이 세분의 운명이 6 년 뒤에 이렇게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곤 당시엔 상상하지 못했을 것 같네요. White House photo by Eric Draper. )
국내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이전 집권 당시 (2006 년 9월 26 일에서 2007 년 9월 26일 집권. 당시는 제 90 대 총리. 그 앞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 야스쿠니 공식 참배, 위안부 강제 동원 부인, 다케시마의 날 국가 기념일 지정 등의 행동을 했기 때문에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최근의 일본 총리가 대부분 그랬듯이 1 년 임기의 단명 총리로 그쳤기 때문에 사실 의미있는 정책을 남기지는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것이 일본 정치의 고질병으로 불리고 리더쉽의 부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아베 신조 신임 총리는 선거 기간 동안 매우 대담한 공약을 해서 상당히 절망적인 상황에 빠져 있는 일본 국민들의 지지를 얻은 것을 보입니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권은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양적 완화와 엔저 정책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엔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일본 경제의 만성 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디플레를 완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실제 자민당 압승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 시장에서 엔화는 달러화 및 원화에 대비해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그 폭이 크다고 말할 순 없는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는데 이는 현재 원화의 가치가 점차로 상승함에 따라 수출 경쟁력이 줄어드는 것과 반비례해 엔화 가치가 하락 하므로써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제고되어 수출에 사활을 거는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실 일본 은행 (BOJ) 이 적극적인 양적 완화 정책을 이미 시행 중에 있었고 이로 인해 원 - 엔화 환율은 지난 3개월간 1400 원대에서 금일 (12월 17일) 1277 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귀환은 아무래도 엔화 약세에 더 불을 붙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자국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 역시 부작용이 없다고 할 수 없는데다 앞서 말한 일본 정치의 고질병인 리더쉽의 부재로 인해 과연 아베 총리가 의미있는 시간 동안 자신이 언급한 정책을 펼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실 아베 총리는 이번이 2번째 집권입니다. 그의 첫번째 임기 동안 각종 극우적 정책으로 주변국과 마찰을 거둔 것이 우리에게 가장 기억나는 정책일 만큼 사실 경제 부분에서 추락하는 일본 경제를 살리지도 못했고 더 나아가 막대한 일본 재정 적자를 줄이지도 못했습니다.
(2000 년 모리 총리 이후 일본 총리의 리스트. 마지막에 이제 아베 신조 총리가 추가로 더 리스트를 장식할 예정. 이렇게 고이즈미 총리 외에는 모두 일년초 (一年草 ) 총리들이기 때문에 일본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것 처럼 등장하면 그 다음해에는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었고 사실 고이즈미 총리 역시 시간이 주어져도 큰 의미있는 개혁을 이루지는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Source : wiki)
더구나 현재 아베 총리의 주장대로 양적 완화로 일본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왜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현재 양적 완화 중인데도 일본 경제는 계속 침체인지를 설명하기 쉽지 않겠죠. 다만 양적 완화가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 아니라 경제라는 것이 다른 여러가지 상황, 특히 지금은 세계 경제의 흐름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양적 완화 하나 만으로 일본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운 나쁘게도 2013 년 세계 경제가 하강 흐름을 지속할 경우 (물론 그렇게 지금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과연 양적 완화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개인적으로 의심스럽다는 이야기죠. 더구나 양적 완화는 지금도 하고 있지만 아직 일본 경제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하는 반면 일본 경제의 거대한 아킬레스 건인 재정 적자와 정부 부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부채 문제는 이전 포스트를 참조 http://blog.naver.com/jjy0501/100145780314 )
어떻게 생각해도 이런 식으로 재정 적자가 지속되고 부채가 늘어나면 궁극적으로는 파산, 즉 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필연적인 결과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해서 그리스 디폴트 문제가 세계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주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사실 일본 경제가 계속 침체만 거듭하면 궁극적으로는 우리에게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양적 완화는 만능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지도 모르긴 하죠. 다만 우리에게 이건 이것 대로 영향을 줄 수 있어서 한국에서도 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가지만 더 언급하자면 소비세 인상이라는 살신 성인의 자세를 보였던 노다 총리는 결국 소비세 인상하는 정권은 1 년을 못간다는 격언 (?) 을 다시 한번 몸소 증명해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총리야 1 년 임기 (?) 처럼 된 상황이지만 민주당 정권이 소비세 인상 후 1 년안에 정권을 내놓았기 때문에 이 격언은 저주 처럼 유효한 상태입니다. ( 이 부분은 http://blog.naver.com/jjy0501/100164753803 을 참조)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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