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때 투표를 마치고 일단 일을 하고 있었는데 꽤 추운데도 불구하고 오늘 투표율이 꽤 높게 나왔더군요. 물론 세대간 그리고 좌우파간 세력 갈등이 그만큼 있었고 지지층 결집이 된 것도 이유겠지만 투표는 해야 한다는 인식이 바람직하게 퍼져있어서 가능했다고 봅니다. 현재 어느 쪽이 이기는지 약간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데 아무튼 누가 되든 지금까지의 일은 잊고 진짜 국민 전체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일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실 투표랑 관계 없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솔직히 지지나 반대를 던질 만큼 현실성있고 구체적인 공약이 있었냐면 그건 아니었기 때문이죠. 양대 후보를 포함 군소 후보에 이르기까지 상당수 공약은 - 특히 돈이 많이 드는 공약일 수록 -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잊혀진 과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현실성 없는 이야기들이 다수 섞여 있고 일단 당선 되고 나면 그걸 다 지키기는 힘들다는 건 누구든 다 알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국내 선거 이전에 치뤄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상호 비방전이 극에 달했던 선거이긴 하지만 정책적인 측면에서 보거나 토론의 수준으로 보거나 우리보다는 훨씬 나은 선거였다고 봅니다. 적어도 어떤 정책을 펼칠지에 대해서 확실한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다만 경제 정책은 민주 공화 양당 모두 약간 두리 뭉실한 느낌이었지만)
우리 선거는 솔직히 부끄럼다는 생각이 스스로 들 만큼 정책 대결은 없고 상호 비방과 인물 중심 선거가 주를 이뤘습니다. 각 정당에서는 자신의 정책보다는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려는 성향이 더 강하게 타나났는데 물론 이번 선거만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이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더 나아가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지에 대해 주요 후보들이 진지하게 평가할 만한 공약을 제시한 것 같지는 않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보단 대체 필요한 예산을 어디서 조달할지 매우 의문스러운 여러가지 선심성 공약들이 그나마 전면에 내세운 (예를 들어 플랭카드로 내세운) 공약에서 주를 이루는 편이었죠.
해당 공약을 실행하는 데 드는 예산이 얼만큼인지 그리고 어떻게 조달할지는 지금도 알 수 없는 미스테리 입니다. 아마 상당수 공약은 시도되지도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이는 영원한 미스테리로 남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한나라의 정치 수준이 결국 국민의 수준을 넘을 수 없다는 격언을 생각하면 누구를 비난하기에 앞서 스스로가 부끄럽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일단 그나마 최악의 경우라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표장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악이란 결국 극도의 정치 무관심으로 투표율 자체가 낮아서 정치가 더 표류하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 희망은 투표율이 높았던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아무튼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도저히 뽑을 사람 없을 것 같아도 결국 투표장에 나서는 국민들이 희망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누가 되든 제발 공약과는 달리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바란다는 것 입니다.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도 말이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