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년 캐나다는 노후화 된 자국의 CF - 18 호넷 전투기를 대체할 목적으로 65 대의 F - 35 를 구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본래 캐나다는 F - 35 개발의 Level 3 파트너로 이미 이 전투기 개발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라는 점에서 이는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었습니다. 즉 CF - 18 전투기를 F - 35 의 캐나다 버전인 CF - 35 로 교체할 예정이었죠.
하지만 2010 년 이 계획이 발표되자 캐나다는 엄청난 국론 분열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돈 문제 입니다. 본래 2010 년 7월 16일 보수당의 하퍼 총리 (Stephen Harper, Conservative party) 는 160 억 캐나다 달러 (CAD 현재 이글을 쓰는 시점에서 환율은 거의 1 캐나다 달러가 1 미국 달러) 를 들어 80 개의 노후화된 CF - 18 80 기를 CF - 35 65 기로 교체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비용에는 각종 부대 비용이 포함된 것으로 대당 도입 단가가 2.46 억 달러에 이를 만큼 값비싼 전투기였습니다. 구매 시점은 2016 년에 인도를 받는 다는 것으로 사실 F - 35 프로그램의 진행 속도를 생각하면 기본적으로 무리한 계획이었습니다.
(캐나다 버전의 F - 35 인 CF -35 의 목업. 2010 년 8월 28일 공개 A wooden mock-up of the Lockheed Martin F-35 Lightning II in Canadian Forces markings at the Classic Air Rallye, Canada Aviation and Space Museum, Rockcliffe Airport, Ottawa Ontario, Canada )
F - 35 프로그램은 2010 년에서 2011 년 사이 미국에서 그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시작했고 미국을 포함 어떤 국가라 할지라도 본래 원하던 가격이 이 기체를 받을 수 없음이 명확해졌습니다. 심지어 2011 년 12월에는 전 공화당 대선 후보 였던 존 멕케인 상원의원이 F - 35 를 가르켜 사실상 비극이자 스캔들 ( In a nutshell, the JSF program has been both a scandal and a tragedy ) 이라고 언급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F - 35 프로그램이 지난 10 년간 560 억 달러의 예산을 집어 먹고도 본래 기대했던 양산 단계와는 매우 다른 상태에 놓여 있음을 폭로한 것입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46259157 참고) 물론 초기 예상과는 달리 매우 비싼 전투기가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2012 년에 캐나다 정부의 구매 계획 역시 도마위에 오르게 됩니다. (사실 2011 년 선거 때 조차 이슈가 되었던 사안이었습니다) 특히 2012 년 3/4 월 이후 예상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서 논란이 커지게 됩니다. 즉 2012 년 4 월에 이르러 캐나다 회계 감사국 (Auditor General of Canada) 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되면서 도저히 이전에 예상했던 가격으로는 65 대의 CF - 35 를 구매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진 것입니다. 그러자 캐나다 언론들을 이를 F- 35 스캔들 (F - 35 Scandal) 등으로 부르면서 더 이슈화 되게 되었습니다.
캐나다 회계 감사국의 마이클 퍼거슨 ( Michael Ferguson ) 은 이 전투기의 구매 및 20 년간의 유지 운용 비용이 당초 국방부가 예상한 147 억 캐나다 달러가 아니라 적어도 250 억 캐나다 달러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전례를 볼 때 사실은 이 마저도 너무 작게 잡은 비용이라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국가들의 F - 35 구매 및 유지 운용 예상 비용이 급상승 하는데 캐나다만 예외라는 것은 뭔가 이상한 일이기 때문이죠.
(캐나다 국기를 포함한 F - 35 컨소시엄 국가들의 깃발을 달고 테스트 비행중인 F - 35 U.S. Air Force photo by Senior Airman Julianne Showalter )
현재 F - 35 65 기의 구매 및 유지 비용은 최소한 300 억 캐나다 달러 이상으로 생각되며 CTV 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400 억 캐나다 달러 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KPMG (세계적인 회계 감사 법인) 의 실사가 캐나다 국방부 및 정부와 독립적으로 진행 중에 있으며 만약 이 과정에서 CF - 35 구매 비용을 은폐 축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캐나다 정국은 또 다시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캐나다 정부가 사용 가능한 옵션은 CF - 35 의 구매 댓수를 40 - 45 대 정도로 줄이는 것과 아예 F - 35 를 취소하고 슈퍼 호넷, 라팔, 유로파이터 같은 다른 대안을 찾는 것입니다. ottawa citizen 같은 현지 언론들은 이미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이 보도들을 일단 부인하고 있습니다.
사실 캐나다 정부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곤란한 상황인데 사실상 예산을 더 늘린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고 구매 수량을 줄이는 경우 전투기를 당초 약속과는 달리 너무 비싸게 구매한다는 국민적 저항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CF - 35 계획을 취소할 경우 결국 남은 컨소시엄 참가 국들이 그만큼 증가한 비용을 떠 안을 것이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관계 (특히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 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이 컨소시엄에 이미 캐나다가 4.9 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도 문제입니다. 탈퇴하는 순간 이 돈은 그냥 허공에 사라지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세금을 낸 캐나다 국민들로써는 화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튼 캐나다 정부로써는 스텔스 전투기인 CF - 35 가 적이 아니라 자신들을 이렇게 은밀하게 곤란에 처하게 만들지 미처 몰랐을 것입니다. 만약 캐나다가 F - 35 컨소시엄에 진짜로 탈퇴할 경우 나머지 국가들도 더 늘어난 비용 때문에 슬슬 눈치를 볼 것이기 때문에 뜻하지 않은 배신과 음모의 막장 드라마가 연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거의 F - 35 구매를 염두에 둔 것 같은 우리 입장에선 사실 캐나다가 빠지면 그만큼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생산 댓수가 줄어드는 만큼 비용이 상승) 캐나다가 빠지지 않기를 기대해야 하는데 결과가 어찌 될지 꽤 궁금한 상황입니다. 어쩌면 지난 2 년간 혼란을 거듭한 것 처럼 2013 년에도 결정이 안나고 지지부진하게 끌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