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은 멀리 떨어진 별을 관측하므로써 과거의 모습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빛이 지구까지 당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한히 먼 과거까지는 볼 수가 없습니다. 우주의 나이와 팽창 정도를 고려할 때 우리가 찾아낸 최초의 천체들은 대략 빅뱅 직후 7 억년 정도 후의 모습입니다. 물론 130 억 광년 (빛이 통과한 시간이 130 억년) 정도 된 별을 관측하기는 불가능하고 대개는 퀘이사나 밝은 은하가 관측 대상입니다.
과학자들이 먼 과거의 별을 관측하려고 하는 이유는 초기 별들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초기의 별들은 사실상 수소와 헬륨으로만 구성되어 있었을 것이며 (종족 III, population III 혹은 metal free star 들이며 극소량의 lithium - 7 등 이 존재할 수 있음) 이들 중 거대한 질량을 가지고 있는 별들은 곧 초신성으로 일생을 마친 뒤 다른 종족 I , II 의 별들에 무거운 원소들을 공급했을 것입니다.
( 빅뱅 이후 4 억년 후에 최초로 생겼을 것으로 보는 우주 최초의 별들의 컨셉 아트 Source NASA/WMAP Science Team )
( 빅뱅 직후 우주의 역사에 대한 간략한 컨셉 아트 Source : NASA )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우주 초기 별들을 연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은하도 희마한 점으로 보이는 거리이기 때문에 사실 별 하나를 관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최근 MIT, Caltech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의 연구자들은 합동으로 적색편이 (z) 가 z = 7.04 에 해당되는 퀘이사에서 주변 가스의 스펙트럼 분석에 성공했습니다. 퀘이사는 매우 밝은 천체로 아주 먼 거리에서도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 우주의 모습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퀘이사는 대략 우주나이의 5.6% 혹은 7억 7200 만년 정도 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펙트럼 분석 결과 이 퀘이사 중심과 그 주변 가스에는 금속 (천문학에서 말하는 금속은 수소와 헬륨 보다 더 무거운 원소) 성분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퀘이사는 은하 중심의 매우 활동적인 초 거대질량 블랙홀이 그 정체인데 이 퀘이사의 중심에는 태양과 비교시 금속 성분이 1/10000 수준에 불과했으며 주변에 옅게 분포한 가스를 감안해도 1/1000 수준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아마 초기의 우주의 성분들을 생각하면 무거운 원소가 없기 때문에 지구 같은 행성이나 혹은 생명체가 탄생할 수 없는 환경이었겠죠. 그러나 초기에 생겨난 무거운 별들이 초신성 폭발을 하면서 리튬보다 무거운 원소들을 공급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 퀘이사는 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아마도 이 퀘이사를 품은 은하의 별들은 사실상 순도 높은 수송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현재 기술로 이들을 직접 관측하고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성분을 알기는 사실 매우 어렵습니다.
(퀘이사의 랜더링 이미지. 중앙의 거대 블랙홀에서 제트가 뿜어져 나오는 그림 An artist's rendering of the quasar 3C 279. (Credit: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
향후 관측 기술이 향상됨에 따라 아마도 이와 같은 초기 우주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결과들은 더 많이 알려지겠죠. 언젠가 지금까지 직접 관찰된 바가 없는 종족 III 의 별도 관측될 날이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자들은 종족 III 의 별들이 아주 무거운 초 거대 질량 별들을 포함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쩌면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초거대 질량 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를 직접 관찰할 만큼 관측 기술이 발전하려면 상당히 미래의 일이 될 것 같지만 말이죠.
본문에 언급한 퀘이사에 대한 내용은 Nature 에 기재되었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Robert A. Simcoe, Peter W. Sullivan, Kathy L. Cooksey, Melodie M. Kao, Michael S. Matejek, Adam J. Burgasser. Extremely metal-poor gas at a redshift of 7. Nature, 2012; 492 (7427): 79 DOI: 10.1038/nature11612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