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대에서 발사 준비를 진행 중인 북한의 은하 3 호 발사체 Source : North Korea Rocket Launch )
2012 년 12월의 깜짝 뉴스랄까.... 북한이 은하 3 호 발사에 성공하고 광명성 3 호라는 인공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북한은 지난 1998 년 8월 31일 광명성 1호 (光明星 1號 Kwangmyŏngsŏng-1 ) 위성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는데 결국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북한도 위성 보다는 대포동 1 호 로켓의 실험을 위해 평화적 위성 발사 실험이라고 주장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대포동 1 호 (Taepodong - 1) 로켓은 3 단 중거리 미사일로 당시 3단이 분리되진 못했지만 아무튼 1600 km 정도를 비행하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능력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계속해서 로켓 및 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는 로켓 발사 실험을 계속했습니다. 2006 년 7월 5일 발사된 대포동 2 호는 아예 1 단도 분리되지 못하고 40 초만에 공중 폭발하는 시련을 겪었고 2009 년 4월 은하 2 호 발사체 역시 3단 분리 실패, 그리고 2012 년 4월 은하 3 호 역시 1단 분리에 실패했지만 결국 끈기를 가지고 계속 시도하다보면 성공한다는 것을 오늘 은하 3 호 발사를 통해 보여주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발사 성공은 결국 지금까지 실패했던 대포동 - 2 및 은하 로켓의 단점을 수정 보완해서 완전한 ICBM 발사 능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 되고 있습니다. 은하 로켓의 1 단은 노동 B 미사일 엔진을 사용해 적어도 1100 kM 의 추력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1 단 로켓은 동창리 남방 45 km, 고도 98 km 에서 분리되 변산 반도 서방 해상에 4 조각으로 나뉘어 낙하했습니다. 1-2 단 페이링은 제주 서방 해상에 4 조각으로 분리되 떨어졌습니다. 1 단 추친체는 액체 로켓이며 연소 시간은 현재 알려지기로는 156 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지난 4월 발사의 130 초 보다 더 길어진 것입니다. 추진체의 성능도 다소 개선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
2단 로켓은 노동 B 엔진 1 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250 kN 이상의 추력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로켓은 필리핀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보이며 이후 정상적으로 고도 300 km 에 도달 3 단 추진체 (고체 추진체로 생각됨) 에 연소되어 중량 100 kg 정도 되는 인공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단 북미 항공 우주 방위 사령부 (NORAD) 는 미 동부 시간 2012 년 12월 11일 오후 7 시 49 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했으며 궁극적으로 궤도 진입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이게 제 기능을 하는지는 좀 더 기다려 봐야 하지만 사실 이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내용일 수 도 있습니다. 그보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 능력을 입증했다는 것이 그들로써는 가장 중요한 성과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글을 쓰는 현재 구글의 위성 궤도 추적 서비스인 GoogleSatTrack 에는 광명성 3호의 궤도가 표시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
ICBM 이란 물건은 여기서 궤도 재진입시 마하 20 에 이르는 속도와 높은 공기 마찰을 견디고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타격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술적 과제를 한번 더 뛰어넘어야 가능합니다. 물론 여기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작은 핵무기를 신뢰성 있게 개발하는 것도 중대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이번 성공으로 북한이 그럴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100% 자신있게 말할 사람은 별로 없어질 것 같습니다. 배경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10 번째 자력 인공 위성 발사국에 들던가 아니면 거기에 근접한 상황이니 말입니다.
현재 북한의 경제 사정을 생각하면 솔직히 인공 위성 발사 따위를 추진할 상황이 전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북한이 여기에 이렇게 열을 올리는 이유는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즉 국민들이 아무리 생활고에 시달려도 북한 지도층이 이렇게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합리적 행위자 가설에 의하면 그들에게는 그럴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이죠.
일단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능력을 과시하므로써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함과 동시에 주변국을 위협하려는 의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체제 홍보 및 정치 선전의 의미가 클 것입니다.
우선 광명성이라는 명칭은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주장에 의하면 1942 년 백두산 밀영에서 김정일이 태어났을 때 빨치산 유격 대원들이 민족을 이끌 지도자로 칭송과 기대감으로 광명성 (물론 글자 그대로 밝은 별이라는 의미) 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이 북한의 공식 주장입니다.
이 명칭은 1992 년 김정일 50 세 생일 때 광명성 찬가라는 송시를 지으면서 널리 퍼졌으며 앞의 이야기는 아마 이를 전후해서 창작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북한은 김 위원장이 사망한 후 올해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을 광명성절로 제정했습니다. 따라서 김정일 1 주기를 맞아 광명성 3 호를 발사했다는 것은 꽤 정치적으로 선전할 목적이 들어간 것입니다.
두번째로 발사체인 은하는 사실 일반 명사긴 하지만 북한에서는 점차 김정은을 가리키는 정치적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은하는 조선어로 은하수를 의미할 뿐 아니라 김정은 최고 영도자계서 조상 대대의 맑은 아침의 나라를 무궁번영에로 이끌 하늘이 낸 정치가라는 것을 가르키는 말 .... " 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해 조선 중앙 통신을 통해 나온 적도 있었고 아마 은하 3 호의 성공 이후에는 광명성 같이 새로운 창작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여담이지만 이는 김일성을 조선의 큰별, 혹은 한별이라고 불렀다는 북한의 창작과도 연관이 있어 보이긴 합니다)
사실 이 발사체 개발에 드는 비용을 국민들을 위해 사용한다면 최악의 빈곤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한줄기 진짜 광명이 비치겠지만 북한 정권은 그럴 생각이 없는게 분명합니다. 이런 정치적인 선전은 그들에게 아마 수백만 국민들의 빈곤보다 더 시급한 정치적 현안일 것이기 때문이겠죠. 아마도 그래서 정치적으로 미묘한 시기에 김일성 탄생 100 주년인 2012년이 지나기 전에,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 사망 1 주기인 12월 17 일을 앞두고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인 것 같습니다.
국제 사회의 제재는 이미 고립될 만큼 고립된 상황에서 중국만 등을 돌리지 않으면 더 위험할 것이 없고 오히려 로켓발사를 통해 얻을 것이 많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3 차 핵실험 까지 꺼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여전히 북한은 우리 뿐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들의 골치 거리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현재 북한 정권이 북한 주민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큰 짐인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죠. 아마도 이 사건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면 우주 개발은 꾸준하게 도전하고 실패를 거듭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 정도일 것 같습니다.
(덧 : 이글은 12월 12일 발사 당일 정보를 기준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언급된 내용들은 나중에 수정의 여지가 존재함)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