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몇일 남지 않은 12월 28 일 현재까지 미국의 재정 절벽 협상은 타결되지 않고 있고 타결이 임박했다는 신호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미 이전에 포스팅 ( http://blog.naver.com/jjy0501/100174540597 ) 한 것과 같이 존 베이너 (John Boehner ) 하원 의장이 주도한 타협안 플랜 B 는 결국 표결에 실패해서 결국 민주 공화 양당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구나 크리스마스 연휴 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연내 타결은 물건너 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재정 절벽에 대한 논의가 2012 년 초반부터 시작되고 미 대선이 끝나고 거의 두 달이 지난 시점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민주 공화 양당이 각 지지층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동안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휴가를 조기에 종료하면서 타협안을 이끌어 내려고 하고 있으나 소득 상위 2% 인 연 소득 25 만 달러 이상 가구에 대한 감세 혜택 연장 철회 (즉 실질적인 세율을 10 년 이전으로 돌리겠다는 것) 을 쉽게 양보할 상황이 아니고 공화당 역시 지지층의 요구인 모든 종류의 세금 인상 반대를 관철하려는 의견이 적지 않아서 협상에 계속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연 소득 100 만달러 이상 계층의 증세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지만 그 아래로 타협안을 만드는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민주당 역시 메디케어를 비롯한 사회 보장 지출 감축을 설득하는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부자 증세의 문제가 아니라 공화 민주 양당이 자신들의 지지층에 대한 공약을 관철하고 여론을 살피고 있기 때문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쉽게 타협안을 만들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와 같은 벼랑 끝 협상 전술은 작년의 부채 한도 협상을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모양세입니다. 하지만 양당 모두 협상을 질질 끌면서 결국 미국의 국제적인 신용을 떨어뜨리고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친 교훈은 떠올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2011 년 부채 한도 협상을 하고 있는 베이너 하원의장 (공화당) 과 오바마 (민주당) 미국 대통령 "President Barack Obama meets with Speaker of the House John Boehner on the patio near the Oval Office, Sunday, July 3, 2011.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Pete Souza" )
2011 년 미국 정부 부채 한도 협상의 교훈은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 빨리 정치적인 타협책이 나오지 않으면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되고 실제 실물 경제에 까지 나쁜 영향을 미쳐 평범한 미국 국민은 물론 미국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2011 년과 마찬가지로 양당 모두 자신의 지지세력과 정치 철학을 생각해서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의회 통과 절차를 생각할 때 그렇게 많은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2012 년 12월 31일이라는 한도를 결국 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이제는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이미 주요 신용 평가사들 마저 만약 재정 절벽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까지 과연 공화/민주 양당의 정치 지도자들이 무엇을 믿고 이렇게 협상을 질질 끌 수 있는지 궁금한 부분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들이 믿고 있는 것은 내년에 협상을 성사시켜도 소급 적용과 추가 감세 혜택을 통해 재정 절벽 현실화를 피해갈 수 있다는 대안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즉 지지층의 요구를 저버리는 정치적 모험을 하기 보단 언젠가 양보를 하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끌어서 어쩔수 없는 모양세로 양보를 하는게 똑같이 타협을 하더라도 지지를 잃지 않는 대안이라는 생각이겠죠. 하지만 결국 미국의 국제적인 신용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한달간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상 제안, 단위는 10 억달러. Source : Wiki )
좋게 말하면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안이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감세 혜택 연장선을 연 소득 25 만달러 vs 100 만 달러로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상태이고 공화당은 예산 삭감을 민주당은 감세 혜택 축소를 통한 사실상의 증세를 주장하는 인식의 근본적인 차이를 좁히지는 못해 몇일 남지 않은 올해 안에 타결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법안을 통과시킨 후 나머지를 내년에 해결하는 스몰딜 (small deal ) 설 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각에도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 (공화당) 및 해리 리드 (Harry Reid) 미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등이 막판 극적 타결을 위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주어진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아직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현재처럼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고 (공화당 234 석, 민주당 201 석, 총 435 석)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 (민주당 52 석, 공화당 45 석, 총 100 석) 인 상황에서는 만약 민주 공화 양당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도저히 법안 처리가 불가능합니다. 물론 한국처럼 날치기도 불가능한 상황이죠. (사실 그건 정족수와 과반을 생각하면 이론적으로 불가능)
한편 미 정치권이 이렇게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또 한가지 불길한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연방 정부의 총부채가 한도인 16.4 조 달러에 이미 근접해서 이 한도를 조정하지 않으면 곧 미국이 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 장관이 의회 지도부에 서신을 보낸 것입니다. 사실 지금쯤 재정 절벽협상을 마무리 짓고 빨리 부채 한도 협상까지 끝냈어야 하는데 2011 년 신용 등급 하락의 교훈을 벌써 잊은 것인지 아직도 아무 해결책을 내지 못한 상태로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막판 극적 대타협에 기대를 걸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런식으로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불안에 떨게 하는 게 과연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그 부작용은 미국 국민은 물론 다른 국가들에게까지 미칠 텐데 말이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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