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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03 - 우주의 입체 지도




 우주 전체의 지도를 작성하는 일은 사실 우리가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를 - 이전에 작성한 포스트 참조 - 생각해도 무모한 일처럼 생각됩니다. 솔직히 우리의 관측 기술로는 가까이 있는 은하가 아니라면 이웃 은하의 항성도 관측하기가 어렵죠. 하지만 은하 자체를 단위로 삼을 경우에는 이제 아주 멀리 있는 은하들도 관측이 가능합니다. 이들 은하들의 분포 (그리고 역시 멀리서도 관측이 가능한 퀘이사도 포함) 를 입체적인 지도로 작성하면 우리는 우주의 구조에 대해서 보다 많은 지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컨셉에서 진행된 연구가 바로 SDSS (Sloan Digital Sky Survey) 입니다. 이것은 2.5 미터 크기의 광각 광학 망원경 (wide angle optical telescope) 을 이용해 디지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 마치 망원 렌즈를 단 디지털 카메라로 은하들의 광학 및 스펙트럼 데이터를 수집하는 연구입니다. 


 정보를 수집하는 CCD 소자는 각각 2048 X 2048 픽셀 해상도를 가지며 이런 소자 30 개가 있어 총 1억 2000만 화소 (120 MegaPixel) 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관측은 다섯개의 필터를 이용해서 355.1, 468.6, 616.5, 748.1, 893.1 nm 의 파장대의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정밀한 관측과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카메라는 190K (-90℃) 로 냉각합니다. 



(SDSS wide angle telescope  의 모습. 지름 2.5 미터 주경을 가지고 있음  Source : http://www.sdss.org/gallery/gal_photos.html )


 한가지 특징적인 관측 방법은 각각의 별이나 은하, 퀘이사들에 대해서 분광기 (Spectrograph) 를 적용하기 위해 알루미늄 판위에 각각에 타겟에 대한 구멍을 뚫고 여기에 광섬유로 연결을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의 SDSS III 에서는 한꺼번에 1000 개의 타겟의 스펙트럼을 구할 수 있으며 한번 야간 관측시 6-9 개의 알루미늄 판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하루 관측 데이터의 양은 무려 200 GB 정도에 달합니다. 


 SDSS 관측은 지금까지 3 단계로 이뤄졌는데 일단 2000 - 2005 년 사이 SDSS - I 에서는 8000 square degrees ( 각도의 제곱을 표시하는 비 SI 단위, 천구에서 면적을 표시.) 의 데이터를 수집했고 다시 여기서 5700 square degrees 의 범위에 있는 은하와 퀘이사의 스펙트럼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2005 - 2008 년 사이 SDSS - II 에서는 우리 은하 및 초신성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했습니다.


 2008 년에서 2014 년까지는 SDSS - III 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이 시기에 SDSS 는 우리 은하와 우주에 관한 여러 연구를 진행하는데 그 중 이글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바로 BOSS (Baryon Oscillation Spectroscopic Survey  ) 입니다. 바리온 (중입자) 이란 강한 상호작용을 하는 강입자 (hadron) 가운데서 세개의 쿼크로 이루어진 페르미온 (fermion) 을 말하는데 대표적으로 양성자나 중성자가 있습니다. 


 BOSS 연구는 이런 바리온 들로 이루어진 천체 - 즉 일반적인 은하와 퀘이사 - 들을 연구하는 것으로 주로 이중에서 luminous red galaxies (LRDs) 와 퀘이사들을 관측하는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 관측하는 대개의 일반적인 은하들은 평균 적색편이가 z = 0.1 인데 비해 LRDs 는 z = 0.7 정도이며 멀리 떨어진 퀘이사들은 z = 5 정도입니다. 적색 편이가 클수록 더 멀리 있는 천체이고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집니다. 


 더 멀리있는 천체는 더 오래된 천체를 의미합니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우주 초기에 있던 바리온 음향 진동 (Baryon Sound Oscillation   BAO) 이라고 불리는 파동을 추적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를 포함한 우주의 3D 입체 지도도 얻어지게 되는데 멀리 떨어진 천체는 사실 그 사이 많은 거리를 이동했을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단순한 우주의 3 차원 지도라기 보다는 과거까지 포함한 4차원 지도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SDSS 의 3D 우주 지도는 우주가 마치 거대한 거품 구조라는 것을 알려준 바 있습니다. 즉 우주의 대부분의 공간은 은하가 거의 없는 텅빈 공간이고 거품처럼 일부 지역에만 은하들이 몰려 있는 구조입니다. 아래 지도는 대략 20 억 광년 반지름의 공간으로 -1.25 에서 1.25 도에 달하는 얇은 슬라이스 부분을 지도로 나타낸 것입니다. 하나의 작은 점은 은하를 뜻합니다. 



(SDSS 3D 지도. 클릭하면 원본   Credit: M. Blanton and the Sloan Digital Sky Survey. )  



 2012 년 8월 8일 SDSS 는 새로운 BOSS 연구 결과의 데이터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535995 개의 새로운 은하와 102100 개의 퀘이사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데이터는 공개되어 모두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 릴리즈는 Data Release 9 (DR9) 이며 z = 0.8 정도 값으로 대략 70 억 광년 떨어진 지점까지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14 년까지 BOSS 연구가 완성되면 적어도 150 만개의 은하 데이터와 15만개의 퀘이사 데이터가 추가될 것입니다. 이것 마저도 관측 가능한 우주 (Observable Universe) 에 비하면 매우 적지만 그래도 전체의 큰 그림을 알 게 해줄 것입니다. 



(BOSS 연구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플레이트 및 광섬유, 그리고 망원경. Credit: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and Sloan Digital Sky Survey III  ) 


 이미 연구된 비교적 가까운 은하와 멀리 떨어진 밝은 은하 + 퀘이사의 데이터가 합쳐지면 우리는 우주의 먼 과거와 비교적 최근의 모습을 포함한 우주의 입체 지도를 얻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는 우주 전체의 지도의 일부지만 그럼에도 대략적인 세계 지도를 보고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듯이 자세한 지도는 아니지만 우리는 우리가 사는 우주의 모습을 좀 더 잘 알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마도 아래 영상을 보면 우리는 다소 경외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 연구된 SDSS 데이터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작성했는데 작은 눈송이 처럼 보이는 것 하나하나가 은하입니다. 더구나 여기에 구현된 부분은 우주 전체에 비하면 아주 작은 공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은하는 물론 태양계 마저도 인간에게는 매우 광대한 공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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