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태양은 대략 50 억년 정도 지난 후에는 거대한 적색 거성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아마도 수성이나 금성 같은 내행성들은 태양에 삼켜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구 역시 그런 운명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데 구체적인 지구의 미래 운명에 대해서는 현재로써는 추정만이 가능합니다. 먼 미래에 태양에 삼켜질 수도 있고 아니면 백색 왜성이 된 태양의 주변을 공전할 지도 모르죠.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 (Pennsylvania state Univ. ) 의 M. Adamow 등을 비롯한 천문학자들은 실제로 적색 거성 단계에서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을 집어삼킨 것으로 추정되는 별을 발견했다고 Astrophysical Journal 에 보고했습니다. 이들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지구에서 대략 2400 광년 정도 떨어진 적색 거성인 BD+48 740 에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추정할 만한 근거 두가지가 존재합니다.
첫번째로 이 항성의 대기에서는 보통 일반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양의 리튬 (Li) 이 발견되었습니다. 저자들에 의하면 이와 같은 높은 리튬의 존재는 이 항성이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을 집어삼켰을 때 설명될 수 있다고 합니다. 리튬은 빅뱅 직후에는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원소이며 이렇게 오래된 항성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는 원소이기 때문에 행성을 집어삼킨 간접적인 증거가 된다고 저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증거는 이 항성 주위를 도는 목성 질량의 1.6 배 되는 행성으로 이 행성은 매우 길쭉한 타원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 e = 0.67 ± 0.17 ) 모성에서의 거리는 1.89 AU 정도로 질량과 거리를 생각하면 잘 이해되지 않는 궤도인데 이 역시 만약 최근에 모항성에 삼켜진 다른 행성과의 중력 상호 작용이라고 생각하면 설명될 수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적색 거성이 된 모항성에 삼켜지는 행성의 상상도. Credit : NASA )
일단 적색 거성 단계에서 크게 부풀어오른 별은 아주 가까운 공전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들까지 부피가 팽창합니다. 그러면 해당 행성들은 주변 가스와의 마찰에 의해 지구 저궤도를 도는 인공 위성들 처럼 점점 공전 궤도가 낮아지고 결국 언젠가는 완전히 적색 왜성의 가스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운명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예측하기가 매우 쉬운 일이지만 실제 이것을 관측하기는 매우 힘든 일인데 거대한 적색 거성에 삼켜지는 작은 행성을 관측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 적색 거성의 마지막 수천만년 동안 아주 짧은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천문학자들은 이를 간접적으로 입증할 만한 증거들을 우선적으로 모을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이와 같은 연구는 미래 태양계의 운명을 먼저 볼 수 있다는 데서 의미심장한 내용이 될 듯 하네요. 저자들은 이번 연구가 적색 거성이 행성을 삼킨 구체적인 증거를 첫번째로 입증한데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M. Adamów, A. Niedzielski, E. Villaver, G. Nowak, A. Wolszczan. BD+48 740—Li Overabundant Giant Star with a Planet: A Case of Recent Engulfment?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2; 754 (1): L15 DOI:10.1088/2041-8205/754/1/L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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