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일본의 심각한 국가 재정난과 더불어 소비세 인상이 얼마나 어려웠는지에 대해 포스트를 작성한 바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1591104 참조) 현재 일본의 세수는 지출의 절반 수준조차 되지 않은데도 일본의 조세 부담율이 OECD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막대한 재정 부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이야기 하면 부채가 지금 현재도 엄청난 수준으로 증가 중에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노다 요시히코 (野田佳彦 ) 일본 총리는 정권을 걸고 소비세를 5% 에서 단계적으로 10% 로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 포스트에서 이미 언급한 데로 일본의 조세 저항은 매우 큰 편이고 소비세를 인상한 정권은 1 년을 못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입니다.
현재 노다 총리역시 다르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단 노다 총리가 정권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소비세 인상안은 제 1 야당인 자민당과의 합의로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민주당내에서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가 소비세 인상안에 반대하는 지지파를 이끌고 탈당 '국민 생활이 제일당' 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정당을 창당하고 자민당도 이런 저런 계산을 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일단 현재 하원에 해당하는 중의원의 경우 480 석 정원에 민주당이 249 석이므로 통과가 무난했으나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의 경우 242 석 가운데 민주 88 석, 자민 87 석으로 자민당의 지지가 없으면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지난 8월 10일 참의원에서 소비세 인상안이 통과하기 위해서 노다 총리는 가까운 시일 내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시행하기로 약속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경우 지지율이 20% 수준까지 떨어진 민주당이 정권을 유지하기는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민당 역시 아주 유리한 시점이라곤 할 수 없는게 최근에는 군소 정당들에 대한 지지가 높아져 조기 총선이 과연 자민당에 유리한가 라는 점도 다소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총선 결과를 봐야 겠지만 노다 총리 역시 소비세를 인상한 이후 1 년이 안되 사퇴하는 총리의 대열에 서게 될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매우 높습니다. 나름 살신 성인의 자세이긴 한데 다만 아쉬운 것은 진작에 뭔가 해결책을 내놓았어야 하는 일본 정부와 국민이 너무 늦게 미적거리면서 이번 인상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입니다.
거기에다 이렇게 소비세 인상안이 통과되더라도 아직 균형 재정을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일본 정부의 기대로는 매년 13 조 5000 억엔 정도 추가 세수를 기대하고 있으나 사실 이는 매년 생기는 재정 적자의 1/3 수준이고 이것도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내 소비가 위축될 경우 더 적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세수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경제가 성장하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각 개인의 수입도 증가하고 그 결과 세금도 더 많이 내게 되면 모두가 이익을 보게 되므로 사회 전체에 득이 됩니다. 또 GDP 자체가 커지게 되면 GDP 대 부채 비율은 자연스럽게 내려갑니다.
하지만 불행히 일본은 버블 붕괴외 고령화, 엔고등 여러 문제가 복합되면서 지난 20년간 저성장의 굴레를 벋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 결과 일본 정부는 심각한 재정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따라서 지출은 줄이고 세수는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은 물론 경제 자체를 활성화 시키기위한 방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본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일본 정부가 디폴트 위기에 빠지면 그리스나 스페인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위기가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은 사실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소비세 인상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엔 충분치 않지만 아무튼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래 봅니다. 다만 갈수록 심해지는 고령화를 생각하면 이는 극복이 쉬운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65세 노령인구가 25% 수준일때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다면 미래 30%, 40% 까지 높아질 때는 과연 어찌 될지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죠. 더 두려운 것은 2050 년 이후에는 한국이 일본에 이은 세계 2위의 노령 국가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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