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밸브의 게이브 뉴웰이 윈도우 8 을 재난 (Catastrophe) 라고 표현한 것을 비롯해서 마인크래프트의 제작자 역시 인디 게임에 매우 좋지 않다고 비난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다른 유명 제작사인 블리자드나 id 소프트 등에서도 윈도우 8 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는데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기능은 바로 윈도우 8 의 윈도우 스토어 기능입니다. 이를 통해 어플리케이션을 쉽게 다운로드 받거나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은 사실 윈도우 8 이 바로 애플과 구글을 강력한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앱스토어와 아이튠즈를 통해 앱 생태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통제를 통해 플랫폼의 안전성도 같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즉 악의적인 프로그램 (말웨어) 가 유포될 수 없도록 통제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비록 이 통제가 100% 먹히지는 않을 때도 있으나 그럼에도 PC 나 안드로이드 OS 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안드로이드는 개방성을 무기로 시장을 선점했으나 최근에는 구글 플레이를 통해 어느 정도 구글 스스로가 컨트롤을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경우는 통제의 목적이라기 보단 사실 안정적인 앱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이 더 큰 목표라고 하겠죠. 아무튼 애플과 구글은 자기의 OS 플랫폼에 대해서 앱 장터를 가지고 응용 프로그램과 컨텐츠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OS 는 일부 OS 및 게임을 다운로드 방식으로 판매는 했어도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 견줄만한 장터는 없었습니다. 이것은 장점도 되지만 단점도 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의 평범한 사용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으며 이것이 안전한 프로그램인지 확인할 방법도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개발자 입장에서도 유로로 판매하려고 하면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이 사실이었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윈도우 스토어를 내놓고 또 기본 탑재 게임에 XBOX 라이브를 도입 점차 윈도우 8 을 게임 플랫폼으로 보급하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MS 지만 사실 기존의 PC 게임 생태계 참가자들은 이를 탐탁치 않게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발표 초기 윈도우 스토어의 모습)
그 이유란 물론 앞으로 윈도우 플랫폼에서 게임이나 앱의 유통을 앞으로 MS 가 독점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물론 MS 도 바보는 아니기 때문에 지금 이걸 독점하겠다고 나서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기존의 여러 온라인 스토어 (밸브의 스팀이나 혹은 EA 의 오리진 같은) 에서 게임을 구매한 사람들은 윈도우 8 로 이전을 하려들지 않겠죠.
하지만 향후 PC 게임의 유통에 MS 가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들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일단 OS 제공자로써 상당한 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그 점이 다른 개발자들이 우려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다만 Games for Windows Live 란 시스템은 사용자 입장에서 정말 욕나오게 만드는 프로그램이고 이것 때문에 가능하면 저도 등록 안하고 쓰는 편이지만.
아무튼 이런 MS 의 정책이 스팀이나 오리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어차피 비슷한 커널을 공유하는 윈도우 7 은 지원하고 8 지원하지 않게 플랫폼을 만들 순 없기에 결국은 윈도우 스토어, 스팀, 오리진 등이 모두 같이 공존할 것으로 보이며 어느 것이 승자가 될지는 시간만이 알려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4000 만이라는 유저를 확보한 스팀의 경우 그렇게 쉽게 몰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인 스팀. 본문하곤 상관없지만 스카이림 : 던 가드가 나왔네요. ㅎ)
한편 스팀은 이미 맥 버전을 낸 이후 리눅스등 다른 플랫폼으로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게임 이외의 다른 앱들을 9월 4일 부터 스팀을 통해 판매하겠다고 밝혀 윈도우 스토어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사실 스팀의 엄청난 사용자 수 때문에 - 그것도 유로로 구매하는 사용자 - MS 도 쉽게 스팀을 거부할 수 없으며 스팀 역시 대부분 사용자가 윈도우에 기반한 만큼 결국 윈도우를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일단 불편해도 서로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그럼에도 경쟁은 시작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과연 이 경쟁을 통해 사용자가 편리해 질 것인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서로 소비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가격이나 서비스에서 경쟁하게 된다면 꼭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서로를 견제하지만 않는다면 경쟁은 당사자를 빼고는 모두에게 유리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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