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심심하면 인수설이 나왔던 AMD 가 최근 다시 인수설이 나오면서 주가가 최대 8% 오른 4.45 달러 까지 상승했다 현재는 다시 하락 반전했습니다. AMD 의 인수설이 자꾸 나왔던 이유는 물론 이 회사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AMD 의 시가 총액은 30 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만약 인수하려고만 한다면 꼭 삼성처럼 큰 회사가 아니라도 충분히 가능해졌습니다.
이전에 인수설이 나왔던 것은 이전에도 인수설이 나돌았으나 아닌 것으로 판명된 삼성 전자와 퀄컴인데 시장 관계자들은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몇년전만 해도 AMD 인수는 지금보다는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 였으나 현재는 가능성이 더 떨어진 이유는 몇가지 존재합니다.
첫번째로 막대한 적자의 원인이던 반도체 제조 설비를 매각하므로써 역설적으로 이미 반도체를 양산하는 기업인 삼성등의 인수 메리트가 감소했습니다. 이번의 엘피다 인수전처럼 손해가 나더라도 반도체 생산 시설을 인수하면 일단 반도체 산업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기 쉬워지므로 메리트가 있으나 현재의 AMD 는 그런 메리트가 없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기존의 사이릭스와는 달리 AMD 는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법원이 승인을 해줄지도 확실치 않다는 것입니다. 또 복잡하게 얽혀있는 x86 라이센스 협정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인수를 꼭 해야할 만한 기업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x86 CPU 시장은 최근 인텔의 시장 지배력이 점점 커지면서 - 특히 서버 영역에서는 95% 장악 - 2위 기업이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 되가고 있습니다. 갈수록 인텔의 기술력과 특히 미세 공정 생산 능력을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여기에 뛰어드는 일은 결국 망할 장사에 뛰어드는 것 같이 무모한 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픽 부분에 있어서도 GPGPU 나 전문가용 그래픽 시장등 장사가 될 만한 시장은 이미 엔비디아와 대적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일반 컨슈머용 제품 역시 엔비디아에 밀리는 형편이라 수익이 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APU 가 그나마 버티는 부분이긴 하지만 이 역시 내장 그래픽을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키워나가는 인텔에 얼마나 그래픽 부분에서 우위를 점할지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AMD 의 어떤 포지션도 다른 기업들에게 매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퀄컴이나 삼성이 주력하는 모바일 AP 의 경우 이미 이들의 엑시노스나 스냅 드래곤이 AMD 가 미래에 만들지도 모르는 ARM 기반 AP 보다 훨씬 앞선 상황이며 엔비디아의 테그라 같은 포지션의 제품이 없기 때문에 굳이 탐낼 이유도 없습니다. 따라서 시장 관계자들은 인수설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딱 한가지 인수에 유리한 조건은 앞서 말했듯이 기업가치가 이제는 엔비다아 (2012 년 8월 10일 기준 90 억 달러 )의 1/3 토막이 난 상황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아주 싸졌다는 점 말곤 없습니다. 이렇게 저렴하다면 누군가 이 기업을 인수 합병하려고 들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래서 100% 인수 가능성이 없다곤 할 수 없지만 그런 이유밖에 없는 기업을 과연 누가 인수하려 들지는 알기 힘듭니다. 아무리 싸다곤 해도 안사는 것 보다 더 저렴할 순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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