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ty blood tube with positive Coronavirus label. Credit: Prasesh Shiwakoti (Lomash), Unsplash (CC-BY 4.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2020년 코로나 19 유행 초기에 감염된 경우 자연 면역에 의한 보호 효과가 대략 6개월 동안 72-86%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런던 위생 및 열대 의학대학의 에밀리 핀치 (Emilie Finch of 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UK)가 이끄는 연구팀은 스페이스 X 직원 4,441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자연 면역의 보호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스페이스 X 직원들은 2020년 4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항체 검사를 받았으며 증상이 있거나 혹은 항체 양성인 경우 PCR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2020년 8월까지 309명 (8.2%)이 코로나 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2월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가운데 재감염이 된 사람의 숫자는 모두 14명이었습니다. 자연 면역이 없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보호 효과는 72-86%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연구 결과는 비슷한 시기에 행해진 mRNA 백신의 보호 효과보다 낮지만 동등한 실험군과 대조군을 설정한 실험 연구가 아니라 1:1 비교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 시기 백신이나 자연 면역에 의한 보호 효과는 모두 우수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감염 시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를 감안하면 백신이 훨씬 안전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다만 이 연구는 지금 시점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내용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유행 초기 감염에 의한 자연 면역은 초기 1-2회 접종된 백신과 마찬가지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사람이 백신을 접종했거나 이미 한 차례 이상 감염된 상태로 비슷한 연구를 수행하기 힘들지만, 2020년에 감염된 사람이라면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매우 낮은 면역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을 설명할 수 없기도 하지만, 항체 연구에서도 3회 이상의 항원 노출 (백신 혹은 백신 + 감염) 없이는 효과적으로 방어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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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3회 접종을 마무리한 경우라도 오미크론에 감염될 가능성은 이전 변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러나 상당한 면역이 있는 상태에서 생긴 돌파 감염은 양호한 경과를 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돌파 감염 후에는 더 강한 면역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과정을 거쳐 코로나 19가 독감 같은 계절성 유행병으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다만 독감처럼 된다고 해서 안전한 질병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매년 독감으로 인해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령자, 기저질환자, 의료진은 매년 독감 백신 접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훨씬 치명률이 낮지만, 독감보다 높으며 전파력도 매우 강해 아직은 독감보다 더 위험한 질병입니다. 다만 오미크론보다 더 치명률이 높은 변이만 나오지 않는다면 시간이 갈수록 강한 면역을 지닌 인구가 늘어나면서 팬데믹의 끝이 보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2-02-employees-odds-covid-reinfection.html
Emilie Finch et al, SARS-CoV-2 antibodies protect against reinfection for at least 6 months in a multicentre seroepidemiological workplace cohort, PLOS Biology (2022). DOI: 10.1371/journal.pbio.300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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