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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233 - 토성의 고리에서 얼음 달의 탄생 ?




 나사의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의 고리에서 매우 뜻밖의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그것은 토성의 고리에서 작은 얼음 위성이라고 불릴만한 천체가 생성되는 과정입니다. 지난 2013 년 4월 15 일 카시니의 협각 카메라 (narrow angle camera) 에 찍힌 토성의 A 고리의 영상을 분석한 과학자들은 그 외곽에서 얼음과 먼지들이 뭉치는 것 같은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토성의 A 고리에 보이는 점. 사진에서는 작은 점으로 보여도 실제 크기는 매우 거대함.   The disturbance visible at the outer edge of Saturn's A ring in this image from NASA's Cassini spacecraft could be caused by an object replaying the birth process of icy moons.

This image is a portion of an observation recorded by the narrow-angle camera of Cassini's imaging science subsystem on April 15, 2013. The bright feature at the edge of the A ring is about 750 miles (about 1,200 kilometers) long.

This view looks toward the illuminated side of the rings from about 53 degrees above the plane of the rings. It was obtained from a distance of approximately 775,000 miles (1.2 million kilometers) from Saturn, with a sun-Saturn-spacecraft, or phase, angle of 31 degrees. The scale is about 4 miles (about 7 kilometers) per pixel.

Credit : NASA)  


 위의 사진 아래에 보이는 작은 점은 대략 1200 km 정도 길이의 크기인데 참고로 토성의 A 고리는 토성의 중심부에서 122,170 -136,775 km 정도에 위치해 있으며 너비는 약 14600 km 정도입니다. 그러나 두께는 불과 10 - 30 미터에 지나지 않습니다. 



(참고로 보는 토성의 A 고리와 주변 고리들  Credit :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위의 이미지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이 점 같은 구조물 자체가 토성의 새로운 위성은 아니지만 (위성 자체 가 아니라 중력에 의해 고리가 변형된 것이 관측된 것) 토성의 위성이 생성되는 과정을 밝혀줄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주저자인 칼 머레이 ( Carl Murray of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 는 이와 같은 구조물을 이전에 본적이 없었다면서 우리는 아마도 새로운 위성이 탄생해서 고리를 떠나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설명했습니다.


 비공식적으로 페기 (Peggy) 라는 별명이 붙은 위성같은 천체는 사실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습니다. 제일 위의 사진은 사실 카시니가 토성에서 120 만 km 떨어진 지점에서 찍은 것으로 픽셀당 하나의 크기는 7 km 인데 비해 페기의 크기는 커봐야 약 반마일 (대략 800 미터) 정도 크기이기 때문입니다. 토성의 강력한 중력은 페기가 더 크게 성장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며 더 나아가 페기 자체가 파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A 고리에서 빠져나가 토성의 새로운 위성이 되거나 혹은 다른 위성과의 상호 중력 작용으로 인해 합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듭니다. 사실 토성의 고리는 여러 작은 위성들과 중력으로 상호 작용을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리의 모양에 변형이 오거나 혹은 경계가 구분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바로 A 고리 바깥 궤도 (토성 중심에서 137670±10 km) 와 F 고리 사이를 공전하는 아틀라스 (Atlas) 가 그 사례인데 약 최대 40 km 지름을 지닌 찌그러진 감자 같은 위성이지만 그 중력으로 F 고리나 A 고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A 고리 내부에는 325 km 너비의 엥케 간극 (Encke Gap) 이 존재하는데 이는 최대 34 km 의 지름을 지닌 위성 판 (Pan) 에 중력에 의한 것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켈러 간극 (Keeler Gap) 은 지름 8 km 정도의 작은 위성 다프니스 (Daphnis) 의해 생성된 간극입니다.    



(A 고리 내부의 엥케 간극에 존재하는 판의 모습    Credit : NASA )  


(켈러 간극을 만드는 다프니스와 그 중력으로 인한 고리 모양의 변형  Credit :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   


 페기는 다프니스보다 더 외부 궤도를 공전하고 있으며 조만간 다시 부서지든지 아니면 지금 궤도를 벗어나 프로메테우스나 아틀라스 같은 더 큰 위성에 합체될 운명에 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보다 더 커지지 않고 일종의 미니 위성을 의미하는 문렛 (moonlet) 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니면 아예 더 커져서 당당한 새 위성이 될 수도 있죠. 그렇게 되면 태양계에서 가장 젋은 위성이 될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토성의 고리에서 이와 같은 모습이 관찰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네요.


 과연 페기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가 될 수 밖에 없는데 2016 년에 카시니가 다시 이 A 링의 근처로 다가서게 되면 더 상세한 정보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토성의 고리는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매우 신기한 자연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Carl D. Murray, Nicholas J. Cooper, Gareth A. Williams, Nicholas O. Attree, Jeffrey S. Boyer. The discovery and dynamical evolution of an object at the outer edge of Saturn’s A ring. Icarus, 2014; DOI: 10.1016/j.icarus.2014.0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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