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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파이어 TV 공개 - 거실을 노리는 아마존




 아마존이 셋탑 박스 형태의 안드로이드 기반 플랫폼인 파이어 TV (Fire TV) 를 선보였습니다. 애플의 애플 TV 및 다른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 박스 유사 기기들과 경쟁할 이 새로운 기기는 아마존의 컨텐츠 사업을 거실로 확장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아마존은 상품이나 컨텐츠를 유통하는 기업이지만 자신의 컨텐츠를 유통시키기 위한 단말기인 킨들/킨들 파이어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모바일에 이어 다시 거실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킬 계획입니다.  







(아마존 파이어 TV, 그리고 40 달러로 별매하는 게임 컨트롤러   Credit : 아마존)  


 아마존 파이어 TV 는 상세한 스펙이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쿼드코어 AP (1.7 GHz ?) 와 8 GB 의 내부 스토리지, 그리고 2GB 램을 가지고 있으며 가격은 애플 TV 와 동일한 99 달러입니다. 단순 스펙으로 본다면 같은 값의 애플 TV 보다는 더 좋은 사양이며 요즘 스틱형으로 자주 등장하는 안드로이드 TV 셋탑 박스 가운데서는 약간 비싼 편입니다.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는 점과 아마존이 하드웨어 판매를 통해 큰 이득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물론 아마존이 노리는 것은 하드웨어 판매가 아니라 자신들의 컨텐츠를 더 쉽고 빠르게 소비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따라서 애플 TV 보다 스펙을 더 올리것도 하드웨어 스펙으로 경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빠르고 쉬운 컨텐츠 소비를 돕기 위한 것으로 아마존의 킨들 부분 부사장 피터 라슨은 애플 TV 는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아마존의 프라임 인스턴트 영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파이어 TV 를 선보이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컨텐츠, 특히 영상 컨텐츠 소비를 위해 등장한 만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연동은 기본입니다.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는 물론 훌루 (Hulu) 와 넷플릭스 (Netflix),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연동은 출시 초기 부터 가능하며 향후 다양한 컨텐츠를 파이어 TV 를 통해 판매하려 들 것은 분명합니다. 주목할 점은 그 중에는 게임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존은 기본 컨트롤러로 게임 패드를 넣지는 않았지만 40 달러에 별매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마치 게임 콘솔처럼 파이어 TV 를 이용해서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에서 만든 Sev Zero 라는 게임을 파이어 TV 를 위해 출시했습니다. 이후 마인크래프트 역시 파이어 TV 로 나올 예정이며 연내로 수천개의 게임이 파이어 TV 로 나올 것이라는 게 아마존의 설명입니다.  


 물론 이것이 당장에 Xbox One 이나 PS4, 닌텐도 WiiU 같은 진짜 거치형 콘솔과 경쟁하려는 의도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성과를 거둔다면 캐주얼 게임 위주로 점차 안방 게임 시장을 노리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최근 모바일 AP 의 성능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고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들의 성능도 점점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으니 말이죠. 지금은 아니라도 5 년후에는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편 그럼에도 위에서 설명한 기능들은 현재 나와있는 중국산 저가 안드로이드 TV 스틱으로도 다 가능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그건 사실인데 파이어 TV 가 차별화를 두는 부분은 인터페이스에 있습니다. 파이어 TV 의 기본 리모콘에는 음성 인식 버튼이 있어 리모콘으로는 조작이 어려운 키보드 대신 음성 입력이 가능합니다. (아래 영상)  




(홍보 영상)  


 비록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가 컨텐츠 소비의 한축을 형성하곤 있지만 거실과 TV 는 여전히 전통적인 컨텐츠 소비의 중심입니다.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는 게임 콘솔을 내놓았고 삼성 전자와 LG 는 스마트 TV 를 내놓았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이 시장에서 아마존이 내놓은 것은 동영상 스트리밍 중심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입니다. 과연 파이어 TV 로 아마존이 거실에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할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결국 컨텐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도전하지 않을 수 없는 시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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