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점차 태양 에너지를 더 흡수하는 북극해




 미국 나사와 미 국립 설빙 데이터 센터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NSIDC)) 의 과학자들이 지난 1979 년에서 2013 년 사이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북극해의 얼음이 녹는 계절 (melt season for Arctic sea ice) 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임을 저널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에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에서는 이로 인해서 추가로 흡수된 태양에너지가 북극해의 얼음 두께를 최대 4 피트 (약 1.2 미터) 정도 얇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캐나다만에서 녹아내린 해빙.  An image mosaic of sea ice in the Canadian Basin, taken by Operation IceBridge's Digital Mapping System on Mar. 28, 2014.  Image Credit: Digital Mapping System/NASA Ames ) 





(동영상) 


 이 연구의 주저자인 NSIDC 의 줄리엔느 스트로베 (Julienne Stroeve, a senior scientist at NSIDC, Boulder) 와 그녀의 동료들은 1979 년부터 현재까지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나사의 Nimbus-7 위성의 Scanning Multichannel Microwave Radiometer 와 Special Sensor Microwave/Imager, 그리고 Special Sensor Microwave Imager and Sounder 등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연구팀에 의하면 얼음과 눈이 녹기 시작할 때 생성되는 물의 존재로 인해 눈입자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 방사선의 증가가 감지되며 이는 위성의 센서로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사와 NSIDC 의 과학자들이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지난 수십년간 약 10 년에 5일 정도로 해빙이 녹는 해빙기가 길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즉 북극해의 해빙이 시간이 지날 수록 봄에 더 빨리 녹고 가을에는 더 늦게 얼어붙는 양상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역대 북극해의 9월 해빙의 면적이 가장 작았던 7 년간이 지난 7 년 간이었다고 하는데 이는 북극해의 해빙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2014 년 2월의 북극해의 해빙의 면적은 관측 사상 역대 4 번째로 작은 면적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매년 변동성은 있지만 전체적인 양상은 의심할 바 없이 북극해의 해빙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며 이는 여러 데이터 결과값을 통해서 재확인되고 있습니다. 



(2014 년 2월 기준 지난 1979 년부터 2014 년까지 변동폭  Monthly February ice extent for 1979 to 2014 shows a decline of -3.0% per decade per decade relative to the 1981 to 2010 average. Credit: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  


 그런데 많은 태양빛을 반사시키는 눈과 얼음과는 달리 바다는 태양빛을 별로 반사하지 않고 대신 흡수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해빙이 없는 시기가 늘어날 수록 북극해는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흡수해서 더 많은 얼음을 녹이게 됩니다. 이는 일종의 양의 피드백 (positive feedback) 을 통해서 얼음이 녹는 속도를 가속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북극해의 바다 표면 온도와 알베도에 관한 자료를 NOAA 에서 넘겨받아 실제로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흡수되는지를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예상한 바와 같이 더 많은 바다가 더 오래 노출되면서 더 많은 에너지가 흡수되고 있었습니다. 2007 년에서 2011 년 사이에만 북극해의 노출된 바다 가운데 일부는 (구체적으로는 Beaufort, Chukchi, and East Siberian seas) 5 월에서 9월사이 평방 미터당 300 - 400 MJ 의 에너지를 추가로 흡수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얼음의 두께를 0.97 - 1.3 미터 정도 얇아지게 만들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이렇게 추가로 흡수된 에너지는 북극해의 해빙이 어는 것을 방지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도록 돕습니다. 연구자들은 결국 21 세기에 얼음이 없는 북극해의 여름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 기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여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연 그때가서 어떤 일이 생길지는 100% 미리 예측하긴 힘들며 우리는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J. C. Stroeve, T. Markus, L. Boisvert, J. Miller, A. Barrett. Changes in Arctic melt season and implications for sea ice loss.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14; 41 (4): 1216 DOI: 10.1002/2013GL058951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03/140331180642.htm

http://www.nasa.gov/content/goddard/nsidc-nasa-say-arctic-melt-season-lengthening-ocean-rapidly-warming/

http://nsidc.org/arcticseaicenews/2014/0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