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시각으로 MS 는 2014 년 4월 8일 오전 9 시에 (한국 시간 9일 오전 2시) 마지막 보안 업데이트를 끝으로 일반 버전의 윈도우 XP 의 보안 업데이트를 마무리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2001 년 8월 24일 RTM (Release to Manufacturing) 버전을 내놓고 2001 년 10월 25 일 정식 리테일 버전을 내놓은지 13 년 만의 일입니다. 이렇게 오랬동안 보안 업데이트 및 사후 지원을 해준 소프트웨어는 정말 몇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인데 그만큼 윈도우 XP 가 처음 예상보다 오랬동안 많은 유저들에게 사용되 왔고, 현재에도 수많은 유저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안이라는 이슈를 생각하면 이제는 보내줄 때가 한참 지나긴 했죠.
(참고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원 종료에 대한 안내를 해주고 있습니다. 아래 사이트를 참조하세요.
최초 윈도우 XP 는 1990 년 후반에 넵튠 (Neptune) 이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이 OS 는 윈도우 NT 커널에 기반하되 윈도우 2000 과는 달리 일반 소비자용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윈도우 2000 의 업데이트 버전과 통합해 새로운 코드명인 휘슬러 (Whistler) 를 부여받고 오늘날 우리가 아는 형태의 윈도우 XP (experience 라는 의미) 가 2001 년 탄생한 것입니다.
이후 윈도우 XP 는 이전에 가장 널리 사용된 윈도우 9.x 계열인 윈도우 98 을 뛰어넘는 장기 집권을 이룩하며 윈도우 천하를 완성한 장본인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윈도우 XP 가 처음 나왔을 때는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지만 서비스팩 1,2 가 나오면서 서서히 대세로 굳어졌고 불편한 부분이나 보안 문제, 안전성 문제도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윈도우 98 사용자들이나 미친 윈도우라고 물린 윈도우 me 를 사용하던 유저들은 윈도우 XP 로 이전시 상당한 시스템 안전성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전에 비해서 확실히 정겨운 블루스크린과 마주치는 일도 줄어들게 되었죠.
(윈도우 XP 버전의 역사 http://en.wikipedia.org/wiki/File:XP-Editions.svg )
윈도우 XP 는 크게 홈 에디션과 프로 에디션, 그리고 64 비트 에디션이 있었으나 사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홈 에디션과 프로 에디션의 차이는 미미한 편이었습니다. 오직 스타터 에디션만이 메모리 지원 512 MB 로 큰 제한점이 있었던 차이가 있었죠. 대부분의 윈도우 XP 는 사실상 32 비트 버전이었고 이론적으로 4 GB (실제로는 3.25 GB) 까지만 메모리 인식이 가능했습니다.
별로 널리 사용되지 않았던 윈도우 XP 64 비트 버전은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통상적인 x86 호환 윈도우 XP 64 비트가 있었으며 또 하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이테니엄 (이태니엄 Itanium) 버전의 64 비트 버전 윈도우 XP 가 있었습니다. 두 버전 모두 128 GB 까지 메모리 지원이 가능했으나 사실상 64 비트 버전 OS 가 필요한 유저들의 대부분은 윈도우 7 으로 (초기엔 윈도우 비스타도) 넘어갔기 때문에 사용자 수가 매우 미미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는 윈도우 XP 홈 / 프로 에디션은 환경에 따라서 타블렛 에디션이나 미디어 센터 에디션 (Media Center Edition, MCE) 로 세분해서 등장하기도 했으나 그 실적은 다소 미미했습니다. 특히 당시 나왔던 무겁고 비싼 타블렛 PC 로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었으므로 실제 사용자는 많지 않았죠.
(윈도우 XP 타블렛 에디션을 사용한 HP 의 TC 1100 타블렛 PC. Photo of HP Tablet PC running Windows XP Tablet PC Edition. Modified with Picasa2. public domain image)
(참고로 이것 말고도 독점을 방지한다면서 내놓은 N 버전과 한국형 버전인 KN 버전도 존재합니다.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 메신저를 뺀 이 제품은 독점 방지에 아무 효과도 없었을 뿐 아니라 사용자도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대부분 몰랐던 규제가 만든 괴작 이었습니다. )
결국 윈도우 XP 가운데 실제로 사용자가 가장 많았던 것은 처음 발표했던 두 버전 (홈과 프로) 이었습니다. 이점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변하지 않았던 점이죠. 윈도우 XP 홈/프로 두 버전은 2008 년 4월 21 일 마지막 서비스팩인 SP3 를 발표한 이후 계속해서 보안 패치를 해오면서 지금까지 수명을 연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사실 본래대로라면 2011 년 XP 의 기술지원은 중단되어야 맞습니다.
왜냐하면 2002 년 MS 가 제품 수명 주기 (Product Life Cycle) 이라는 정책을 발표해 MS 제품에 대해서 일반 지원 기본 5 년에 연장 지원 5 년 (최장 10 년) 까지 해주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는 파격적인 조건인 것이 달리 이렇게 길게 지원해주는 IT 제품이란 보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런데 XP 의 인기는 상당해서 2011 년 당시에도 XP 의 보안 지원을 중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우려되었기 때문이죠.
결국 MS 는 XP 에 대한 기술 지원을 2014 년 4월 8일까지 연장 무려 12 년 반에 달하는 긴 지원 지원 기간을 가진 OS 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XP 의 생명력은 2014 년에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한국 MS 에 의하면 2014 년 3월에도 XP 의 OS 점유율은 14.97% 에 달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이보다 더해서 2014 년 1월에도 거의 49% 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MS 는 중국에 대해서 지원을 연장할 것이라는 일부의 루머를 일축하고 (사실 그건 비효율적임) 전세계적으로 동일하게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참조) MS 가 직접 밝힌 윈도우 XP 지원 종료의 10 가지 진실 :
참고로 윈도우 XP 지원 종료와 더불어 여기에서 사용되는 익스플로러 6/7/8 역시 지원이 동일하게 종료되며 윈도우 7 의 윈도우 XP 모드 역시 지원이 종료됩니다. 사실 보안이라는 문제를 생각했을 때 이렇게 오래되어 보안에 취약한 OS 를 계속 쓰는 것은 문제가 있겠죠. 아쉽지만 이제는 보내줄 때가 된 OS 입니다.
(마지막 기념으로 가지고 있는 윈도우 XP 벽지를 방출합니다. 요즘이 이 캐릭터 그리시는 분이 별로 없는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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