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역사상 고대의 유물이 뉴 멕시코의 사막에서 발굴되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30 년전 명작 영화 E.T. 의 내용을 기반으로 나온 아티리 2600 용 비디오 게임인 E.T. 입니다. 1980 년 초, 현재의 콘솔 게임의 조상격인 비디오 게임이 큰 인기를 끌자 여기저기서 우후죽순 격으로 봇물처럼 게임들이 쏟아지자 곧 비디오 게임 시장은 거대한 거품을 형성하게 됩니다. 몇몇 명작이 없었던 것은 물론 아니지만 돈이 된다고 하니까 너도 나도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조잡한 내용의 게임을 대량으로 선보였던 것이죠. 결국 이 거품은 곧 붕괴되게 되는데 여기에 역사를 만들었던 게임이 바로 E.T. 입니다.
아타리가 1982 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만든 이 게임은 지금은 정겨운 카트리지 방식의 게임으로 아타리의 콘솔 게임기인 아타리 2600 (Atari 2600) 용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당시 영화 E.T. 가 대박 흥행에 성공한데다 비디오 게임의 성장세에 과도한 기대를 건 아타리와 게임 매장들은 이 게임을 너무 많은 생산/ 주문하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E.T. 게임 화면. 1982 년 당시 컬러로 나오는 것만도 꽤 대단했음. E.T. the Extra-Terrestrial (video game) )
사실 게임 자체는 꽤 잘팔린 편이었습니다. 총 150 만장이 팔린 것으로 되어 있는데 당시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성공한 작품이었으나 문제는 팔리지 않은 게임 카트리지가 무려 250 - 350 만장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결국 E.T. 자체는 1982 년 홀리데이 시즌에 가장 잘 팔린 게임이었으나 안팔린 게임 패키지가 너무 많아서 가격을 49.95 달러에서 최종적으로는 1 달러 미만으로 낮춰서 팔아야 했으며 안팔린 수많은 패키지가 아타리로 반품되었습니다. 당시 아타리의 손실은 1 억 달러 수준에 이르렀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후 E.T. 는 1983 년에 있었던 비디오 게임 시장의 거품 붕괴의 상징으로 남게되었습니다. 사실 패키지를 조금만 만들었다면 그 정도까지는 가지 않았을 텐데 아무튼 게임 자체의 평가와는 별개로 게임계에 영원히 지지 않을 흑역사로 남게 된 것이죠. 안팔린 막대한 패키지는 결국 뉴멕시코의 앨러모고도 (Alamogordo) 에 매립되었습니다. 이 사건 역시 비디오 게임 역사의 매우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E.T. 는 아타리는 물론이고 게임 업계에서는 모두가 기억하기 싫어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매립 30 년이 넘은 시점에서 과연 매립 자체가 사실이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품은 사람들이 이를 발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좀더 세부적으로 말하면 Xbox Entertainment Studio 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발굴을 시도했다고 하네요. 이들이 포크레인을 비롯한 장비로 매립이 되었다고 알려진 지역을 발굴한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온 것은 전설의 그 게임이었습니다. 2014 년 4월 26일 도시 전설로만 알려졌던 E.T. 매립 사건의 진실이 세상에 공개된 것입니다.
(매립되었던 E.T. Image credit: Lauren Hansard, Twitter )
(발굴 영상 1 )
(발굴 영상 2)
고대의 게임이 발굴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였는데 아무튼 전설은 사실어었던 셈입니다. 이렇게 역사적 사실이 고고학적 발굴 (?) 에 의해 진실로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지 않는데 그 대상이 게임이라는 점이 꽤 흥미롭습니다. 이렇게 발굴된 게임 패키지와 카트리지는 박물관에서 보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참고
구동 중인 써클에 이 소식이 올라와서 사진만 보고 뭐지 하고 안 읽어봤는데 이런 내용이군요..ET는 알지만 게임은..30년 전이 고대라니...그런데 발굴지인 Alamo~~에서 차로 한 두시간 거리에 위치한 Roswell이란 데가 1947년에 UFO가 어쩌구저쩌구 했다는데..뭔가 재밌네요..
답글삭제우연의 일치지만 그렇다고 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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