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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재의 주먹에서 영감을 얻은 복합소재



 갑각류는 오랜 세월 지구에서 크게 번성하고 있는 생물 중에 하나입니다. 오랜 세월 다양하게 번성한 만큼 갑각류 가운데서는 아주 독특한 생존 방식을 진화시킨 것들이 있는데 이전에 소개드린 초음파를 발사하는 딱총 새우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8253721 참조)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캘리포니아 대학, 남캘리포니아 대학, 퍼듀 대학 등의 연구팀이 합동으로 갯가재 (Mantis shrimp, stomatopods) 에서 영감을 받아 충격에 강하고 가벼운 신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갯가재는 몸길이가 30 cm 까지 크게 자랄 수 있는 구각목 (stomatopoda) 갯가재과의 갑각류 입니다. 전세계의 바다와 갯벌에 다양한 갯가재들이 서식하는데 맛이 좋아서 세계 각지에서 식용으로 널리 잡히고 있는 갑각류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주로 초밥의 재료로 국내에서는 찜이나 된장국의 재료로 사용된다고 하네요.


 아무튼 이 갯가재는 영어 명칭처럼 사마귀 같은 앞발을 가진 것도 있고 마치 주먹 처럼 생긴 앞발을 가진 것들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이 앞발을 엄청난 속도로 '발사' 해 먹이를 잡는데 사용합니다. 갑각류 중에 가장 강력한 펀치를 지닌 것이 바로 이 갯가재인데 작은 굴속에 먹이가 올 때까지 숨어 있다가 먹이가 지나가면 쏜살같이 나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주먹으로 먹이를 기절시키나 치명상을 입힙니다.  



(갯가재 중에 하나인 Odontodactylus scyllarus, 일명 peacock mantis shrimp 의 사진  Roy L. Caldwell, Department of Integrative Biology,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  



(갯가재의 영상)  


 데이빗 키사일러스 (David Kisailus, a Kavli Fellow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 and the Winston Chung Endowed Chair of Energy Innovation at the UC Riverside's Bourns College of Engineering) 와 여러 동료들은 이 갯가재 (peacock mantis shrimp) 가 자신의 앞쪽에 있는 '주먹' 처럼 생긴 부속지를 22 구경 탄환이 발사될 때 만큼 빠른 속도로 가속하는데도 전혀 손상을 입지 않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특수하게 발달된 갯가재의 앞쪽 부속지가 받는 가속도는 최고 1 만 g  (즉 10 만 ㎨) 에 달합니다. 이로 인해 갯가재가 주먹을 휘두르면 물속에서 공동 현상 (Cavitation) 을 일으키며 음파발광(sonoluminescence) 현상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수천 켈빈까지 온도가 올라갈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강력한 힘으로 인해서 수조 유리에 금이 가거나 깨질 수 있기 때문에 갯가재를 수조에서 키울 때는 특수 수조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에 명중한 먹이는 왠만큼 단단한 껍질을 가지고 있어도 죽거나 기절하게 됩니다.


 금속으로 된 탄환도 목표물에 닿으면 변형을 일으키는데 갯가재의 '주먹' 은 여러차례 이런 힘을 받고도 어떻게 멀쩡할 수 있는 지는 오랜 세월 수수께기였습니다. 2012 년 저자들에 의해서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그 비결은 독특하게 생긴 복합구조가 충격을 흡수하는 데 있습니다. 이 내부에는 여러층의 섬유가 조금씩 각도를 틀어가면서 180 도 회전하는 식으로 쌓여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 도 20 도 30 도 하는 식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회전)  




(갯새우의 부속지 내부 구조   This image shows the helicoidal structure of the mantis shrimp club. Credit: UC Riverside ) 


 갯새우의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연구팀은 현재 항공기 소재에서 사용되는 quasi-isotropic 구조를 (이는 서로 직각으로 다른 소재를 놓는 방식) 나선형 방식으로 10 - 20 도 씩 틀어서 쌓는 방식으로 전환시켜 새로운 복합소재를 개발했습니다. 결과는 새로운 나선형 적층 복합 소재가 기존의 quasi-isotropic 소재 보다 15 - 20 % 정도 충격 후 강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독특한 복합 소재의 개발은 더 가볍고 튼튼한 신소재의 개발에 아이디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더 가볍고 연료 효율이 좋은 비행기나 차량 개발도 가능하겠죠. 이 연구팀은 최근 미국방부에서 750 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았는데 새로운 방탄 소재의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점을 생각하면 타당한 지원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무튼 원시적으로 보이는 무척추동물이 이런 첨단 하이테크 소재 기술이 숨어 있다는 것은 꽤 재미있는 일 같습니다. 이 연구는 Acta Biomaterialia 에 실렸습니다.   



Journal Reference


 1. "The Stomatopod Dactyl Club: A Formidable Damage-Tolerant Biological Hammer," by J.C. Weaver et al., Science, 2012. www.sciencemag.org/content/336/6086/1275.full

 2. L.K. Grunenfelder, N. Suksangpanya, C. Salinas, G. Milliron, N. Yaraghi, S. Herrera, K. Evans-Lutterodt, S.R. Nutt, P. Zavattieri, D. Kisailus. Bio-inspired impact-resistant composites. Acta Biomaterialia, 2014; DOI: 10.1016/j.actbio.2014.0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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