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KAIST) 의 연구자들이 사람의 체온을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를 선보였습니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 및 모바일 기기가 점차 널리 보급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압전 (Piezoelectric) 소자나 혹은 열전 (thermoelectric, TE) 변환 소자를 응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압력을 전기로 바꾸거나 혹은 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소자들은 이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는데 (물론 반대도 가능) 대부분 많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는데는 경제적으로 부적합했습니다.
그런데 매우 적은 양의 전기를 소비하지만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웨어러블 기기나 혹은 아예 체내에 삽입하는 형태의 의료 목적 기기들이라면 이런 압전, 혹은 열전 소자들이 매우 유용할 수 있습니다. 충전할 필요가 아예 없거나 혹은 자주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 유용성이란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소개드린 압전 효과를 이용한 심박 조율기 ( http://jjy0501.blogspot.kr/2014/01/Piezoelectric-pacemaker.html 참조) 가 그 좋은 사례일 것입니다.
카이스트의 조병진 교수 (Professor Byung Jin Cho of the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KAIST)) 및 그의 동료들이 개발한 것은 고효율의 플렉서블 열전 소자 (flexible thermoelectric (TE)) 를 이용한 발전기로 신체의 어느 부위에나 부착해서 체온을 전기로 바꿔줄 수 있습니다.
(플렉서블 열전 소자를 이용한 밴드 모양의 발전기 A thermoelectric generator developed as a wristband. The generator can be easily curved along with the shape of human body. Credit: KAIST )
그런데 사실 쉽게 구부릴 수 있는 플렉서블 유기 열전 소자 (organic-based TE) 는 이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문제는 이 폴리머로 만든 열전 소자가 극도로 낮은 에너지 변환 효율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반면 비유기물 열전 소자 (Inorganic-based TE) 의 경우에는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가지고 있으나 무겁고, 크고 단단해 웨어러블 기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카이스트 팀이 개발한 새로운 열전 소자는 유리섬유 (Glass Fiber) 로 만들어졌는데 쉽게 구부릴 수 있고 가벼우면서도 많은 전류를 생성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비유기물 열전 소자를 유리 섬유 사이에 삽입한데 있습니다. 단순한 방법 같지만 이를 통해서 무게를 제곱 센티미터당 0.13 g 까지 줄였을 뿐 아니라 인체 피부에 맞게 쉽게 변형이 가능해졌습니다.
(플렉서블 열전 소자의 원리 The picture shows a high-performance wearable thermoelectric generator that is extremely flexible and light. Credit: KAIST )
향후 연구가 지속된다면 내구성이나 발전 효율 면에서 더 성공적이고 실용화가 가능한 플렉서블 열전 소자가 개발되어 단순히 손목에 차는 것 만으로 자동으로 충전이 되는 스마트 시계 등이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열전 소자의 두께가 무려 500 μm (0.5 mm) 까지도 얇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형 경량화가 필요한 여러 분야에 응용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내구성에 있어서는 120 회 정도 구부려도 그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상용화를 위해서는 이보다 더 내구성이 확보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용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아무튼 작동하는데 아주 낮은 전력만 있으면 되는 웨어러블 기기라면 상당히 유용한 기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에 실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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