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고성능 수직 이착륙기 프로젝트 - VTOL X-Plane


(VTOL X-Plane 의 컨셉 아트들   Credit : DARPA )  


 고정익기 처럼 장거리 고속 비행을 할 수 있으면서 이착륙은 수직으로 할 수 있는 항공기의 개발은 오랜 세월 항공 산업의 꿈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 는 현재의 수직 이착륙기의 성능을 뛰어넘는 차세대 수직 이착륙 수송기의 개발을 위한 VTOL X-Plane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Experimental Aircraft (VTOL X-Plane)) 계획을 지난 2013 년 2월에 발표하고 3 단계 개발 일정을 공개했습니다.  


 현재 1 단계 (Phase I) 계획이 진행 중인데 이는 여러 회사들이 내놓은 다양한 디자인 컨셉을 비교하고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입니다. 현재 여기에 참가한 회사들은 보잉, 시코르스키, 록히드 마틴 등 유명한 회사들을 포함 오로라 비행 과학 (Aurora Flight Science) 같이 무인기 제작 전문 업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목표로 삼아야할 DARPA 의 요구 사항은  


 - 적어도 시속 300 노트 이상의 속도  

 현재 고속 수직 이착륙 수송기로 나와 있는 V-22 오스프리의 최고 속도는 시속 275 노트 (시속 509 km) 정도입니다. 당연히 차세대 수직 이착륙 수송기라면 이것보다 더 빨라야 할 것입니다. DARPA 가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성능은 시속 300 노트 (시속 555 km) 에서 시속 400 노트 (시속 740 km) 수준의 속도입니다.  

 - 호버 효율  

 새로운 수직 이착륙기는 호버 효율 (Hover efficiency) 가 적어도 75%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 말은 아주 효과적으로 공중에 정지하거나 느리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잠시간만 호버링이 가능한 기체가 아니라 현재의 헬리콥터 만큼 효율적으로 호버링이 가능해야 할 것입니다.  


 - 양항비 (lift-to-drag ratio) 가 적어도 10 이상


 양항비는 양력과 항력의 비로써 이 비율이 커질 수록 양력이 커서 쉽게 비행이 가능합니다. 즉 고정익기 수준의 순항 비행 효율을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적재량

 DARPA 는 새로운 수직 이착륙기의 적재량이 중량의 40% 정도는 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항공기의 무게에 비해서 적재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위의 목표를 다 충족시킨다고 해도 본래 개발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이는 중요합니다.  


 2015 년까지 진행되는 1 단계 연구에서 일단 디자인이 선택되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실증기를 제작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현재 여러 회사에서 디자인들을 공개 중인데 그 중 보잉사 디자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보잉사의 팬텀 스위프트  Boeing's Phantom Swift X-Plane )


 한편 이전에 소개드린 X2 라는 고속 수직 이착륙기 기술을 가진 시코르스키사는 이것만으로는 목표 성능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보고 새로운 수직 이착륙 컨셉을 내놓았습니다. 이 항공기는 무인기 형태로 일반적인 고정익기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착륙은 헬기처럼 하는 컨셉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전에도 이런 컨셉 항공기들이 있긴 했지만 사실 이착륙이 매우 어려워 실패했는데 과연 이번엔 다를 지 궁금하네요.   




(Sikorsky Innovations is teamed with Lockheed Martin’s Skunk Works for the VTOL X-Plane development of its Unmanned Rotor Blown Wing concept. (Photo: Sikorsky Aircraft Corporation))


 이외에도 더 괴상한 이미지의 컨셉들도 존재하지만 선택은 한가지만 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봐서는 DARPA 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아음속 고정익기와 비슷한 형태를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비행 방향에 수평으로 큰 로터를 가지고 있는 헬기로는 도저히 목표 속도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다만 오스프리의 개발 역사에도 알 수 있듯이 이런 수직 이착륙기 개발은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잡아먹게 마련입니다. 과연 한동안 헬기 -> 틸트로터기로 이어진 고속 수직 이착륙기 개발이 또 한차례 도약을 하게 될지 컨셉으로 끝날지는 역시 두고봐야 알 것 같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