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지적 외계인을 찾으려는 노력은 지금까지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30억 년 이상 생명체가 산 지구에서도 인간 같은 지능을 가진 생물이 등장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인간도 현재 같은 문명을 발전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흐른 점을 생각하면 고도의 문명을 지닌 외계인은 아주 드물게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존재하더라도 현재 기술로 아주 멀리 떨어진 지적 외계인을 찾아내기는 어려울지 모릅니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여전히 가능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우주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슈비터만 (UCR astrobiologist and lead study author Edward Schwieterman)이 이끄는 연구팀은 대기 중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기체를 검출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외계인도 인간처럼 산업화 과정에서 여러가지 물질을 대기 중에 배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처럼 양은 많아도 자연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물질은 산업화의 증거로 삼기엔 부족합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자연적으로 생길 수 없으면서 대기 중 기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물질을 선정했습니다.
연구팀이 선정한 물질은 불소화 메탄, 에탄, 프로판과 불소와 결합한 황 및 질소 화합물입니다. 이중 일부는 전자기기와 컴퓨터를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정도 양으로는 대기 중에 의미 있게 검출되기 어렵기 때문에 연구팀은 의도적으로 외계인들이 대기 중에 이런 물질을 뿌리는 경우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과 반대로 행성의 온도를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해당 외계 행성이 너무 춥거나 혹은 우리가 화성에 대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처럼 같은 행성계에 있는 다른 행성을 테라포밍할 때 이런 물질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육불화황 (Sulfur hexafluoride)은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기체로 매우 안정적이며 이산화탄소보다 25,300배 정도 강력한 온실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기 중에서 5만 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 자주 보충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이런 기체를 대기 중에서 검출한다면 과학자들이 찾고 있는 외계 문명의 기술 흔적 (technosignatures)으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현재 기술로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나 앞으로 발사할 유럽 우주국의 LIFE 탐사선을 이용하면 40광년 떨어진 TRAPPIST-1 같은 외부 행성계의 불소화합물을 찾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과연 움직일 수 없는 외계 문명의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언제가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6-intelligent-life-years-greenhouse-gases.html
The Astrophysical Journal (2024). DOI: 10.3847/1538-4357/ad4c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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