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emale beewolf carries a paralyzed honey bee to its nest. Credit: Gudrun Herzner)
벌잡이벌 (beewolf)는 이름 그대로 꿀벌을 잡아먹는 말벌의 일종입니다. 그렇게 드문 존재는 아니지만, 이들에게는 매우 드문 능력이 있습니다. 바로 산화질소 및 이산화질소 (NO/NO2) 가스를 생산하는 능력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성체나 애별레가 아닌 알이 생산을 한다는 점입니다.
벌잡이벌 암컷은 눅눅하고 따뜻한 모래에 둥지를 짓는데, 이 환경이 알과 유충에 좋기 때문이지만, 곰팡이가 살기에도 좋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실험실에서 이 환경을 재현하면 모아 놓은 먹이는 물론 둥지 전체가 곰팡이로 뒤덮이게 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실제 자연 환경에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레겐스부르크 대학, 마인츠 대학, 막스 플랑크 연구소(Universities of Regensburg and Mainz and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Chemical Ecology)의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조사하던 중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벌집에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산화질소 (NO/NO2)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유는 알이 NO를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NO는 매우 반응성이 큰 기체로 독성이 높기 때문에 당연히 곰팡이가 증식할 수 없습니다.
알에서 독성 가스를 생산한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알, 애벌레, 벌잡이벌이 어떻게 멀쩡할 수 있는지입니다. 연구팀은 아직 그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어쩌면 여기에 독성 물질에 대한 치료 및 예방의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신기한 곤충의 세계인 듯 합니다. 알에서 독성 가스를 뿜어낸다는 건 좀처럼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네요 .
참고
Erhard Strohm et al, Nitric oxide radicals are emitted by wasp eggs to kill mold fungi, eLife (2019). DOI: 10.7554/eLife.4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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