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icada clings to a blade of grass. Credit: Matt Kasson)
곰팡이 가운데는 곤충에 기생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곰팡이들은 곤충의 사체를 분해할 뿐 아니라 살아 있는 곤충에 감염된 후 숙주의 행동을 조종해서 곰팡이 포자를 더 멀리 퍼지게 만드는 것들도 존재합니다.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의 매트 케이슨 (Matt Kasson) 교수는 매미에 감염되는 마소포라 (Massopora) 곰팡이를 연구했습니다. 이 곰팡이는 사람이 먹으면 환각을 일으키는 환각 버섯 (hallucinogenic mushroom)과 비슷한 화학 물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컷 매미에 이 곰팡이가 감염되는 경우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바로 마주치는 모든 것과 짝짓기를 하려 든다는 점입니다. 사실 곰팡이에 의해 생식기가 손상되기 때문에 짝짓기를 불가능하지만, 아무튼 이런 과정을 통해 다른 매미에 곰팡이를 전파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곤충판 날아다니는 좀비라고 할 수 있는데, 차라리 좀비가 더 나은 것 같은 생각도 드네요.
아무튼 매미 입장에서는 13-17년만에 땅으로 올라와 수주 이내로 짝짓기를 통해 후손을 남겨야 하는데, 곰팡이에 감염되어 억울한 좀비 노릇을 해야 하니 원통하기 짝이 없을 듯 합니다. 연구팀은 이 원통한 사연의 원인이 되는 화학 물질에 대해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숙주의 행동을 조절하는 물질을 연구해 그 기전을 밝힌다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응용 (예를 들어 해충 구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Greg R. Boyce et al, Psychoactive plant- and mushroom-associated alkaloids from two behavior modifying cicada pathogens, Fungal Ecology (2019). DOI: 10.1016/j.funeco.2019.0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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