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matium sections showing the warts, the hyper-absorbtive structures, that evolved in farmed ant-plants on which ants defecate. Credit: University of Oxford)
과학자들이 개미와 놀라운 공진화를 이룩한 식물을 발견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기욤 초믹키 박사 (Dr. Guillaume Chomicki from the Department of Plant Sciences, University of Oxford)이 이끄는 연구팀은 피지 섬에서 비료 주는 농사 개미를 발견했습니다.
식물을 잘라 곰팡이를 재배하는 개미는 잘 알려진 사례입니다. 가위 개미 혹은 잎꾼 개미(Leafcutter ants)는 5천만년 전부터 진화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방어를 위해 개미를 이용하는 식물 역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피지섬에서 발견된 공생 관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개미와 공생하는 착생식물(epiphytic genus Squamellaria (Rubiaceae))은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식물로 토양에서 충분한 질소를 공급받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식물은 개미에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이 개미가 내놓는 질소가 풍부한 배설물을 흡수해 필요한 영양소를 흡수합니다. 본래는 개미에게 보금자리와 식량을 제공하고 대신 방어를 맞기는 공생 관계에서 시작했다가 아예 영양분을 공급받는 공생 관계까지 진화한 것입니다.
이 개미는 아예 스스로 둥지를 짓는 법을 잃어버린 상태로 식물에 있는 속이 빈 구조물에서 생활하면서 질소가 풍부한 배설물을 남깁니다. 식물의 팽대부는 이 비료를 흡수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어 찌거기 없이 완벽한 흡수를 자랑합니다. 덕분에 개미는 배설물을 치우거나 집을 지을 필요가 없고 식물은 먼 토양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의 공생 관계가 사실은 300만년 정도로 잎꾼 개미에 비해 매우 짧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300만년 역시 짧은 시간은 아닐 것입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현생 인류로 진화할 만큼의 시간이니까요. 이들의 공생 관계 역시 오랜 세월 공진화를 이룩한 끝에 이제는 생존을 위해 서로가 반드시 필요한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New Phytologist (2019). nph.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nph.1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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