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조상이 다른 파충류 및 공룡 및 조류의 조상과 갈라진 것은 적어도 후기 트라이아이스기에서 초기 쥐라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역사가 긴 악어목인 만큼 현재 존재하는 현생 종은 23 종이지만 멸종된 종까지 합치면 적어도 184 종이 존재했고 그 중에는 현재의 악어처럼 강에 숨에서 먹이를 덮치는 것 뿐 아니라 바다를 헤엄치는 포식자들도 존재했습니다.
특히 중생대의 쥐리기 중기에서 백악기 초기에는 Metriorhynchid 라는 악어의 멸종된 과가 당시 바다를 누비고 있었습니다. 당시 바다에는 여러 종류의 바다 파충류가 있었는데 그 중에 악어류에 속하는 것들이 있었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겠죠. 지금 처럼 바다 포유류가 없던 시절 파충류들은 다양하게 바다에서 적응 방산했습니다. 이 과에 속하는 악어들은 그냥 봐서는 악어보다는 모사사우루스 같은 중생대의 다른 바다 파충류와 비슷하게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 최근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분류상 논란이 되었던 Dakosaurus 속의 바다 악어 중 Plesiosuchus 라는 별개의 속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에딘버러 대학 (University of Edinburgh) 의 Mark T. Young 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이전에 발견된 Dakosaurus manselii 의 화석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Plesiosuchus manselii 라는 별개의 속의 별개의 종 (이 속에는 현재 한종 뿐) 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화석을 바탕으로 보건데 P. manselii 는 이 과에 속하는 멸종 악어 중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하는 녀석으로 최대 몸길이는 6.8 미터 수준에 몸집은 현재의 백상아리보다 더 거대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생대의 해양 악어들의 크기 비교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Mark T. Young et al)
이 해양 악어는 당시 바다의 상위 포식자 중에 하나이며 P. manselii 는 주로 물고기나 다른 해양 바다 파충류를 먹으면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의 현생 악어와는 달리 돌고래 같은 생김새로 아주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사냥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의 백상아리나 범고래 같은 상위 포식자였을 것입니다. 언뜻 보기에 악어가 아닌 것 같이 생기기도 했지만 턱뼈와 두개골은 악어의 모습입니다.
( P. manselii 의 턱뼈 Plesiosuchus manselii, referred specimen NHMUK PV R1089. Mandibular symphysis in dorsal view, (A) line drawing and (B) photograph.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Mark T. Young et al )
악어라고 하면 강바닥에 숨어서 물을 먹는 동물들을 기습하는 느린 파충류를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악어가 그런 생활 양식을 가졌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물론 공룡이 살던 시절에도 물을 마시러 오는 공룡을 습격하는 악어들의 조상은 존재했습니다. 이는 매우 효과적인 생존 전략이기 때문에 인간에 의해서 악어가 멸종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Young 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이 고대 악어의 모습이 더 후에 등장한 모사사우루스나 현재의 돌고래와 유사한 것이 일종의 수렴진화 (convergent evolution 계통적으로 다른 생물에서 비슷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 의 사례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 유연관계는 없지만 바다에서 적합한 모양으로 진화하다 보니 생김새가 비슷해졌다는 것이죠. 다른 한편으로는 고래가 되기를 희망했던 악어 같아서 재미있어 보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PLoS ONE 에 기재되었습니다.
참고
Young, M. T.; Brusatte, S. L.; De Andrade, M. B.; Desojo, J. B.; Beatty, B. L.; Steel, L.; Fernandez, M. S.; Sakamoto, M. et al. (2012). Butler, Richard J. ed. "The Cranial Osteology and Feeding Ecology of the Metriorhynchid Crocodylomorph Genera Dakosaurus and Plesiosuchus from the Late Jurassic of Europe". PLoS ONE 7(9): e44985. doi:10.1371/journal.pone.0044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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