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아동 음란물 단속 의지를 다시 천명한 경찰청 (그리고 당부 말씀)




 9월 3일 경찰청은 '성폭력, 강력 범죄 총력 대응을 위한 종합대책' 을 발표하고 음란물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고 합니다. 최근에 잇따른 강력 성범죄 및 아동 성범죄가 음란물 때문이라고 보고 이에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이야기 입니다. 앞으로 경찰청에는 아동 포르노 대책팀이 설치된다고 합니다. 



 경찰청은 일단 주요 웹하드 업체 250 여개를 점검,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하며, 점검 결과 음란물 공유를 조장해 수익을 얻은 웹하드 업체의 수입을 몰수 하고 방통위에 등록되지 않은 불법 업체도 단속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아동 청소년 음란물 소지자의 경우 노트북, 스마트폰, USB 메모리 등 매체를 따지지 않고 아청법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에 따라 단순 소지자라 할 지라도 처벌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물론 음란물 링크 전송자도 처벌 됩니다. 

 관련 기사 


 아청법에 따른 미성년자 음란물 단순 소지자 처벌에 대해서는 이전에 쓴 포스트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3679477 )  


 이전에 설명드린데로 사실 미성년자 음란물은 본래 소지만 해도 처벌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것 자체는 새로운 법이 아닙니다. 아청법이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변경되기 전부터 존재했으며 이후 이 법에 살이 더 붙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차례 법 개정에도 '청소년 이용 음란물' ->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명칭이 바뀌었을 뿐 처벌은 2000 만원 이하 벌금형입니다. 다만 실제 단속이 지금까지 없다 보니 사람들이 잘 몰랐을 뿐이죠. 


 아무튼 사람들이 모르고 받다가 낭패를 당하지 않도록 업체 차원에서 자정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그게 경찰청 단속보다 더 중요하죠. 단속을 한다고 해도 등록된 업체만 250개인데 수백명 이상 인력이 동원되지 않는 이상 일일이 그걸 다 확인하긴 힘듭니다. 더구나 등록 안된 업체까지 포함하면 쉽지 않은 일이죠. 다만 시범적으로 아동 음란물을 유포한 업로더 제재 및 업체 제재를 하면 전체적으로 자정 노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음란 스팸 메일이나 링크 전송자 처벌은 거의 기대를 하기 힘든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법률 자체가 사실 좀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의 범위를 넓게 잡고 있어서 이런 점 때문에 불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이전에 쓴 '이제부터 미성년자 음란물 소지만 해도 처벌 받는다?' 는 간단하게 쓴 포스트였음에도 지금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조회수와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법률 자문 (?) 이 계속해서 들어왔는데 사실 국가법령정보 센터에서도 조회된 판례가 없는 데다 저 역시 법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법률 자문 (예를 들어 이런 경우 처벌되는지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단속 의지 천명이 1회성 전시 행정이 아니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아무튼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 - 즉 진짜 미성년자를 이용한 음란물 - 을 실수로도 받지 못하도록 퇴출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를 제작하고 유포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죠. 그리고 웹하드 업계 차원에서 자발적 노력도 필요합니다. 물론 과연 그럴지는 두고봐야 알 듯 합니다. 이전에도 떠들썩한 성범죄가 있을 때마다 전담반이나 특단의 대책이 나왔다가 모두 용두사미로 끝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체감으로 느낄 수 있는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