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때 시총 수천억 달러에 달했던 휴대폰 제국을 건설한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에 몰락한 대표 주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제 그자리는 삼성 전자와 애플이 차지했고 단지 스마트폰 영역 뿐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삼성과의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왜 노키아는 안드로이드에 진출하지 않는가라는 물음은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노키아는 기존의 전략대로 윈도우 폰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윈도우 폰 8 의 첫번째 결과물인 노키아 920/820 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노키아 루미아 920)
루미아 920 은 4.5 인치 1280 X 768 LCD 및 듀얼 코어 스냅드레곤 S4 AP, NFC, 2000 mAh 배터리, 무선 충전 액세사리, 그리고 노카아의 자랑인 퓨어뷰를 적용한 8 메가 픽셀 카메라를 달고 나왔습니다. 비록 이전의 808 같은 41M pixel 급 괴물은 아니지만 노키아는 광학식 손떨림방지 (OIS) 를 통해 매우 선명하고 흔들림 없는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1080p 영상 촬영도 가능) 하지만 프로모션 영상에 등장하는 영상이 사실은 루미아 920 이 아니라 DSLR 로 찍은 것이 알려져 다소 논란이 있었습니다.
(영상 26 초에 보면 DSLR 카메라 같은 게 잠시 스처 지나감)
이에 대해서 노키아 측은 퓨어뷰 카메라의 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시작부터 김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차라리 좀 흔들려도 진짜 루미아 920 으로 찍은 걸 보여줬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차피 물건이 풀리면 그 성능에 대해서는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니 말이죠.
한편 노키아는 이보다 더 염가형인 루미아 820 도 같이 내놓았습니다. AP 는 동일한 듀얼 코어 스냅드레곤 S4 를 사용하지만 LCD 는 4.3 인치 800 X 480 해상도로 다소 염가형의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800 만 화소 칼자이즈 렌즈를 지녔으나 흔들림 보정 기능은 빠집니다.
(루미아 820)
루미아 820 은 8 GB 저장 용량만 제공하지만 대신 micro SD 슬롯을 제공합니다. 윈도우 폰 8 자체 용량 1 GB 를 제외하고 기본 7 GB 를 사용가능하며 요즘 저렴해진 micro SD 카드를 삽입해 최대 32 GB 까지 용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루미아 920/820 의 어깨는 매우 무거운데 침체된 노키아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폰 8 을 살려내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삼성의 ATIV S 의 경우 잘되면 물론 좋지만 설령 안된다 쳐도 든든하게 버티는 큰형님인 갤럭시 패밀리 덕에 아무 타격도 입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루미아 920 / 820 이 이전 세대의 윈도우 폰처럼 성적이 저조하면 미래는 더 암울할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겠죠.
MS 로써도 윈도우 폰 진영에 합류한 몇 안되는 대형 회사로 삼성의 ATIV S 와 이 루미아 920/820 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두번이나 소비자를 배신한 전력이 있는지라 이번에 실패하는 경우 또 배신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물론 MS 의 과거를 보면 2번 소비자를 버렸는데 3번은 못할 이유가 없지만 그럴 수록 윈도우 폰 을 구매할 소비자의 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게 사실일 테니 말이죠.
일단 기기 차체는 준수해 보이지만 과연 윈도우 폰 생태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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