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나사의 차세대 우주 발사체 SLS (Space Launch System)





 과거 나사에서 추진하던 콘스텔레이션 계획 ( Constellation program) 의 핵심 로켓인 아레스 V (Ares V) 는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개발비로 인해 사실상 원안대로는 시행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나사의 콘스텔레이션 계획과 아레스 V 로켓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 http://blog.naver.com/jjy0501/100060331729 를 참조) 그로 인해 2010 년에서 2011 년 사이 이런 저런 기술적 대안들이 나왔는데 이전에 소개한 HLV 가 그 대안 중 하나입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35497192 참조)  (아마도 이 포스트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쓴 포스트 들을 읽어보시는 것이 좋으실 듯 합니다. ) 


 스페이스 셔틀을 기반으로한 HLV 의 경우 본래 콘스텔레이션 계획에서 생각한 아레스 5 로켓에 비해 4.5 배 저렴한 66 억 달러 정도의 개발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면서 관심을 끌었으나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보다 단순한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지금 소개할 SLS (Space Launch System) 입니다. 이 계획은 2011 년 9월 14일 나사에 의해서 발표되었으며 사실상 현재는 콘스텔레이션 계획 보다 비용은 줄이면서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는 대안적 방안으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즉 Ares V 로켓이나 셔틀 기반 HLV 등 여러 기술적 제안 가운데 결국 현재 시점에서 선택된 방안이 SLS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콘스텔레이션 계획 및 HLV 관련 포스트를 보셨던 분들은 지금은 대체 어떻게 되가는 지 궁금해 하실 수 있는데 오늘 포스트가 그 답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LS 는 그냥 우주 발사 시스템이라는 뜻인데 이름이야 어찌되었든 간에 비용을 줄이고 기술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대형 발사체를 빨리 개발하기 위해 기존에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SSTO 같은 혁신적인 디자인이나 셔틀 기반의 HLV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SLS 는 기본적으로 대형 로켓의 양측면에 셔틀에서도 사용된 고체 로켓 부스터 (Solid Rocket Booster) 2기를 탑재한 디자인 입니다. 다만 고체 로켓 부스터는 스페이스 셔틀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콘스텔레이션 계획을 위해 개발된 5 segment 로켓 부스터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부스터의 크기는 이전 셔틀 때보다 더 커졌습니다. SLS 의 초기 모델들은 4/5 segment 고체 로켓 부스터를 모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코어 스테이지 (Core Stage) 로 불리는 1 단 로켓은 과거에 스페이스 셔틀에 사용된 거대 연료 탱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여기에 4개의 RS-25D 엔진을 탑재할 예정이나 (Block I) 이후 개발 모델 (Block IA & II) 에서는 5기의 RS-25E 엔진을 탑재할 계획도 존재합니다. 다만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 언제든지 변화는 가능합니다. 1단 위에 올라가는 2단 로켓은 다양한 모듈 방식으로 조합이 가능하며 임무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지게 됩니다. 


 쉽게 말해 SLS 란 셔틀에서 사용된 연료 탱크에 엔진을 달고 양쪽에 고체 로켓 부스터를 단 후 그 위에 로켓을 올리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만드는 이유는 나사의 예산이 간당간당하기 때문에 최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기존에 있던걸 다 재활용 하는 것이죠. 다만 말이 쉽지 이런식으로도 실제 개발하는데는 꽤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SLS 의 블록 및 형태별 차이   Source  : NASA   ) 



(발사되는 SLS 의 컨셉 아트   Source :  NASA) 


 일단 SLS 는 저 지구 궤도 (LEO : Low Earth Orbit) 에 올려놓을 수 있는 페이로드에 따라서 70 톤, 105톤, 130 톤 모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구체적인 페이로드는 사실 개발 단계에서 바뀔 가능성이 있음) 2단 로켓은 블록 별로 차이가 나게 됩니다. 

 Block 0 : 개발 버전으로 2단 로켓이 없음

 Block I :  DCCS (Delta Cryogenic Second Stage) 는 본래 델타 III/IV (Delta III/IV) 로켓에 사용된 2단으로 역시 재활용의 정신을 살려 iCPS (Interim Cryogenic Propulsion Stage ) 로 이름을 바꿔 70 metric ton 로켓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개발비는 물론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길이 13.7 미터에 지름 5 미터로 RL10B-2 엔진 하나를 사용합니다. 

 Block IA : 이전 iCPS 보다 훨씬 큰 버전으로 105 metric ton 로켓에 사용됩니다.   

 Block II :  이전에 아레스 로켓을 위해 개발된 Earth Departure State 를 사용하며 J-2X 엔진 3기를 탑재합니다. 이는 130 metric ton 로켓 버전을 위해 존재합니다. 



(현재 1주기를 맞은 SLS 계획의 소개 영상. 이전에도 그랬지만 초기엔 순조로운 편이라고 합니다.  Source : NASA )


 고체 로켓 부스터 2 기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액체 수소와 산소를 연료로 사용합니다. 화물 수송 버전외 승무원 탑재형은 이전의 Ares I 로켓을 대신하는 것으로 사람이 탈 우주선은 이전에 개발된 오리온 우주선 (Orion Spacecraft) 을 계속 개발할 예정입니다. (Multi-Purpose Crew Vehicle (MPCV) 이라고 부르기도 함  )  





(오리온 우주선. 향후 나사의 달 재착륙 미션의 핵심 우주선으로 우주 비행사를 달까지 수송하는 임무를 담당. 여기에도 다양한 버전이 존재   Source : NASA    ) 


(달 착륙선 Altair 와 도킹하는 오리온 우주선. 본래 순조롭게 콘스텔레이션 계획이 진행되었다면 2020 년 경에 볼 수 있었던 그림.   Source : NASA ) 


 나사는 SLS 계획 1주기를 맞아서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계획이 진행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사실 현재는 초기 단계라 성패 여부를 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고체 로켓 부스터 지상 테스트 및 풍동 실험등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합니다. 이미 콘스텔레이션 계획에서 설명했듯이 나시는 SLS 를 통해 결국 달 재착륙은 물론 화성 착륙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궁극적으로는 130 톤 급 페이로드를 가진  Block II 까지 순조롭게 개발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기술적으로야 1969 년에도 달착륙이 가능했기 때문에 기술적 문제로 인해 지금 까지 미뤄졌다기 보다는 역시 예산 문제로 인해 갈수록 달 재착륙 및 유인 달기지 건설, 인간의 화성 착륙 등 미래 우주 개발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콘스텔레이션 계획이 사실상 과거 스페이스 셔틀과 비슷하게 본래 컨셉과는 다르게 크게 변해서 SLS 계획이 된 이유는 바로 한가지 예산 문제입니다. 


 2017 년까지 SLS 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180 억 달러로 생각되며 이중 100 억달러는 SLS 로켓 자체, 60 억 달러는 오리온 우주선, 그래고 20 억 달러는 발사대 및 기타 부대 비용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2014 년까지 SLS 및 오리온 우주선의 비행 테스트가 시작되어야 하며 2017 년에 실제 SLS (Block I ) 이 발사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예상으로는 진짜 비용은 이 이후에 발생해서 2025 년까지 총 프로그램 코스트가 410 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추가 비용을 투자 130 톤급 Block II 는 2030년에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달 재착륙은 2030 년까지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도 예산이 삭감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위에 설명한 계획이 다시 다른 대안적 방안으로 바뀌게 되는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데 자꾸만 예산 문제로 인해 개발 계획이 틀어지면서 나사의 우주 개발 계획은 산으로 가는 듯 한 상황입니다. 스페이스 셔틀 역시 사실 예산 부족 문제로 본래 계획과는 상당히 다른 엉뚱한 물건이 나오는 바람에 최종적으로는 막대한 예산을 쏟어 부었으나 거둔 성과는 그에 비해 충분치 못했습니다. 아예 아폴로 계획 후에 콘스텔레이션 계획과 비슷한 계획을 셔틀 대신 진행했다면 지금쯤 화성은 몰라도 유인 달기지는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실 콘스텔레이션 계획도 셔틀이 너무 비싸다는 문제점 때문에 진행되었는데 도중에 콘스텔레이션 계획이 너무 비싸다고 다시 계획이 변경되면서 자꾸만 본래 우주 개발의 이상과 목표는 간데 없고 예산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이는 미국의 재정 적자가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죠.


 다만 솔직히 러시아제 1단 로켓을 들여와서 소형 위성이라도 하나만 자력으로 쏘기를 희망하는 우리 입장에서 미국을 불쌍히 여길 이유는 없겠죠. 다만 우주 개발이란 미국이나 우리나 역시 어렵다는 것을 알려주는 한가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SLS 시스템의 공식 사이트 : http://www.nasa.gov/exploration/systems/sls/index.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