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16 - 화성에서 과거 물이 흐른 흔적을 발견한 큐리오시티




 지난 2012 년 8월 6일 05 시 14분 (UTC 기준) 에 화성에 착륙한 큐리오시티는 현재 첫번째 과학 탐사 목표 지점인 Glenelg 를 향해 전진하는 중입니다. 이곳은 큐리오시티 로버의 장비로 암석을 드릴링 하고 샘플 채취 및 탐사를 하기에 적당한 위치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현 위치 참조)   




(화성일 (Sol) 로 43 Sol 째인 큐리오시티, 이 로버는 지구 날짜로 한달 반동안 290 미터 정도 움직인 셈인데 첫 기동에 시간이 걸린데다 본래 로버가 느려서 (일단 이전 로버들보다 무거움)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셈입니다. 사실 거북이 보다 느린 로버라고 할 수 있죠. 참고로 43 sol 은 지구 날짜로 2012 년 9월 19일입니다.  Source : NASA/JPL )



(역시 같은 날짜인 2012 년 9월 19일 찍은 사진. 저 멀리 200 미터 밖에 Glenelg 가 보임. 사람에게는 잠시지만 로버에게는 꽤 먼 거리  Source : NASA/JPL ) 


 하지만 Glenelg (앞뒤로 철자가 똑같음) 으로 가는 과정 역시 탐사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큐리오시티 로버는 이 과정에서 2012 년 9월 26 일 물에 의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암석들을 발견했습니다. 


 큐리오시티가 발견한 것은 강바닥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자갈과 수성암, 특히 역암 (conglomerate 자갈이 주요 구성 성분인 퇴적암. 크기 2mm 이상인 입자가 많은 암석) 의 존재입니다. 이런 수성암들은 물이 흐른 곳에서 입자가 퇴적되어 생기는데 자갈을 이루고 있는 입자를 보면 대략적인 물의 흐름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자갈과 역암의 구성으로 봐서 대략 물의 속도가 초속 90cm 정도 (초당 3 피트) 였을 것이고 물의 깊이는 발목에서 허리 아래까지 였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큐리오시티가 본 것은 고대 화성의 작은 하천이나 개울가의 흔적입니다. 그리고 그 역암과 자갈의 모습은 지구에서 보는 것과 너무 비슷하게 생겨 지질학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수긍할 수 밖에 없는 모습입니다. 



(큐리오시티가 찍은 화성의 자갈 및 역암 (좌측) 지구의 역암 (우측) 딱 봐도 화성의 자갈이 물의 작용으로 인해 매끄럽게 마모된 조약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 특히 흰 동그라미 안쪽의 자갈은 강가의 조약돌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모양. 클릭하면 원본  Source : NASA/JPL)



(큐리오시티가 현재 탐사하고 있는 지형은 과거 물이 흘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Peace Vallis 라는 계곡 아래 선상지 (alluvial fan ) 입니다. 선상지는 지구에서 흔히 산악지형에서 갑자기 완만한 평지로 흘러온 하천이 물의 흐름이 갑자기 느려지면서 운반해 온 쇄설물을 산기슭에 퇴적시켜 생긴 원추형의 사면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다양한 퇴적 지형 및 간간이 흘렀던 하천의 흔적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클릭하면 원본  Source : NASA/JPL  )


 현재 큐리오시티가 있는 게일 크레이터는 과거 물이 흐른 지형이었다고 추정된다는 것은 이미 이전 포스트들에서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수성암의 흔적과 물이 흘렀던 지형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이번 발견은 그냥 모르는 사람이 봐도 이건 강바닥의 자갈이라는 대답이 나올 만큼 지구와 흡사한 모양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큐리오시티가 다양한 물이 흘렀던 흔적들을 발견하고 구체적으로 물이 어떻게 흘렀는지에 대한 단서들을 계속 수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대박일 것으로 기대되는 발견은 화석의 존재인데 물론 그 가능성을 아주 높게 평가하진 않습니다. 심지어 생명체가 풍부한 지구에서도 등산이나 비포장 도로를 갈 때 화석을 얼마나 자주 보는지 반문해 보면 여기에 대한 답이 나올 듯 싶습니다. 물론 석탄 같은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죠. 


 아마 화성에서 생명체가 있었다고 해도 지구처럼 다세포 형태로 남을 정도로 진화는 시간상 힘들 것이고 스트로마톨라이트 (Stromatolites- 시아노박테리아가 만든 퇴적 구조로 35 억년전의 지구에서도 흔적을 남김. 여기에 대해서는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4268  참조 ) 정도만 발견해도 세기의 발견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뭐가 발견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죠. 




   


 위의 사진은 유머이긴 하지만 사실 뭐가 있을 진 지금 아무도 모릅니다. (사진은 타크루님이 올려주셨습니다) 다만 위와 같이 하려면 MRO 도 보고 있으니 쉴드가 하나 더 필요할 듯 하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