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화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직접 보지는 못한 것이 이산화탄소가 얼어서 생긴 드라이 아이스로 된 눈 (Dry Ice Snow) 입니다. 오래전부터 화성의 양 극지방에는 계절에 따라 크기가 변하는 극관 (polar ice cap) 이 있다는 것이 알려져 왔습니다.
그 정체는 화성의 대기의 주요 성분인 이산화탄소와 일부 수증기가 얼어서 생긴 드라이아이스 및 얼음으로 이것들이 증발하거나, 먼지등으로 덮히거나, 다시 눈이 쌓이면서 다양한 지형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생각하기로 드라이 아이스는 물이 얼어서 되는 얼음과는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화성의 극지방에서는 지구와는 다른 특이한 기상 현상 - 예를 들어 드라이 아이스가 간헐천 처럼 먼지와 함께 뿜어져 나오는 현상 - 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온도가 오르면 일단 액체로 녹게 되는 물과는 달리 드라이아이스는 승화 (sublimition) 을 통해 바로 기체로 변하게 됩니다.
(화성의 극지방에 있는 거대한 드라이 아이스의 극관 북극 (아래), 남극 (위). 거대한 드라이 아이스 빙하 위에 먼지가 쌓이고 다시 눈이 내리고 승화(sublimition) 하면서 독특한 무늬를 만든다. Source : NASA )
이 거대한 극관의 크기는 북극에서는 겨울철에 최대 지름 1000 km 에 달하는 것으로 보이며 두께는 평균 2 km 에 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피는 160 만 ㎦ 으로 그린란드의 285 만 ㎦ 에 비해 작지만 그래도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드라이 아이스 형태로 잠자고 있습니다. 남극 역시 거의 비슷한 부피의 드라이 아이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같은 드라이 아이스는 여름철에는 그 크기가 감소하고 겨울에는 눈의 형태로 내리는 드라이 아이스와 또 지면에서 서리처럼 생겨나는 드라이 아이스 덕분에 다시 그 부피를 보충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드라이 아이스 얼음 빙하가 있는 극지방에 도달한 로버나 착륙선이 없기 때문에 실제 드라이 아이스로 된 눈이 내리는 것인지 아니면 드라이아이스가 직접 지표에서 생기는 것인지 그리고 가장 가능성 높게 둘다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최근 JPL 의 폴 헤인 (Paul Hayne) 과 그의 동료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아마도 화성에 드라이 아이스의 눈이 내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MRO (Mars Reconnaissance Orbiter) 에 탑재된 Mars Climate Sounder 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 기기는 가시광과 적외선 영역의 9 가지 파장에서 입자와 가스를 추적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이에 따르면 2006 년에서 2007 년 겨울 시즌에 화성의 남극에는 대략 500 km 지름의 높은 이산화탄소 구름이 지속적으로 형성되었으며 남극과 가까운 고위도 지역 (남위 70 - 80 도 선) 에는 이보다 작고 수명이 짧은 이산화탄소 구름들이 형성되었다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RO 의 Mars Climate Sounder 가 본 화성 남극의 이산화탄소 구름. Observations by NASA's Mars Reconnaissance Orbiter have detected carbon-dioxide snow clouds on Mars and evidence of carbon-dioxide snow falling to the surface. (Credit: NASA/JPL-Caltech) )
이들 이산화탄소 구름은 영하 125 도에서 드라이아이스 입자를 형성할 수 있으며 이 구름의 충분히 두껍고 큰데다 매우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드라이 아이스 입자들이 뭉처셔 눈과 비슷한 형태로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또 기기가 지평선을 향했을 때 적외선 파장 영역대에서 검출되는 드라이 아이스 입자가 지표까지 이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드라이 아이스 입자가 지표로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주장했습니다.
드라이 아이스는 물과는 달리 얼면서 육각 결정을 형성하지는 않기 때문에 화성의 지표에 내리는 드라이 아이스 입자는 눈과는 사뭇 다른 양상일 것입니다. 또 충분히 기온이 낮으면 직접 화성의 대기가 드라이 아이스 형태로 바뀔 수 있습니다. 아마 이런 과정들을 포함해서 매년 1.5 - 2 m 정도 두께의 드라이 아이스 층이 새로 생겼다가 승화되었다가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화성에 착륙한 랜더 중 가장 극지방에 가까이 간 것은 Mars Phoenix Lander 입니다. 다만 드라이 아이스의 눈이 내리는 것은 확인하지 못했고 랜더 자체도 통신 및 에너지 문제로 가까스로 미션을 마쳤을 뿐이라 아쉽게도 추가적인 정보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아무튼 미래에 실제 화성의 극지방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서도 로버가 직접 가서 확인할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드라이 아이스에 의한 극지 기후가 어떤 독특한 지형과 환경을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서 알게 될 날이 올 것이고 화성에 내리는 드라이 아이스의 눈이 지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될 것입니다.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Martian_polar_ice_caps
http://www.jpl.nasa.gov/news/news.php?release=2012-286
Journal Reference:
Paul O. Hayne, David A. Paige, John T. Schofield, David M. Kass, Armin Kleinböhl, Nicholas G. Heavens, Daniel J. McCleese. Carbon dioxide snow clouds on Mars: South polar winter observations by the Mars Climate Sounder.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2012; 117 (E8) DOI: 10.1029/2011JE00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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