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년 8월 11일 별 생각없이 시작한 십자군 전쟁사가 3 년만에 결국 끝을 보게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3년 동안 이 작업에 몰두한 것 같지만 아시다시피 블로그의 핵심이 역사는 아니기 때문에 중간 중간 생각날 때 마다 쓰면서 예상보다 많이 늦어져 처음 6 개월 생각했던 연재 포스트가 3년을 끌게 된 경우라고 할 수 있죠. 아마 역사 블로그만 했고 이것 하나만 포스팅했다면 길어도 6개월 안에는 끝났을 연재 포스트 였습니다. 총 154 회에 이어서 연재했는데 (후기 빼고) 하루에 한편 쓴다고 했을 때 그 정도 예상할 수 있었을 듯 하네요.
쓰는 동안 자료와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그 때마다 영문판 위키와 그 레퍼런스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외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이라면 W.B. 바틀릿의 십자군 전쟁 (God Wills it !) 이었습니다. 전공이 확실치 않은 이 작가의 책은 기본적으로 매우 시니컬한 측면이 있지만 서술에 있어서는 매우 상세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잔티움 제국의 역사는 이전에 읽었던 존 줄리어스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마 한글로 번역된 비잔티움 역사서 가운데 가장 잘 쓰여진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 책입니다. P.G. Maxwell-Stuart 의 교황의 역사 (Chronicle of the Popes) 역시 교황들에 대한 상세하고 객관적인 서술을 통해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들보다 객관성은 떨어지지만 아민 말루프의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과 오래된 책이지만 스탠리 레인 폴의 '살라딘' 도 다소 도움을 준 책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는 다 읽기는 했는데 책 자체가 늦게 등장해서 그다지 참고한 부분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레퍼런스가 되는 문헌들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많은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주장이 상반되는 경우엔 확실치 않다고 적었는데 역시 역사, 특히 중세사를 전혀 배운적이 (고등학교 때 배운 정도로는 전혀 배운적이 없다고 해도 되겠죠) 없다보니 어느 쪽이 더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는데 다소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최대한 내용을 담는다고는 해도 빠지는 부분들이 있게 마련이죠.
전반적으로 봤을 때 여기 저기 오류나 잘못된 부분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사실 손본 부분은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앞으로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오류를 바로 잡을지도 모르겠지만 전문적인 역사 서술가도 아니고 취미 삼아 써본 것들이어서 (물론 배운 적도 없고 ) 아주 열심히 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이네요.
아마 내용을 모두 모은다면 책 한권 분량은 훨씬 넘지 않을 까 생각하는데 책으로 낼 생각은 현재로썬 없습니다. 그럴만한 퀄러티도 아닌데다 만약 출간한다면 여러가지 문제에 부딪힐 것 같고 해서 말이죠. 만에 하나 출간한다고 해도 다시 쓰는 수준으로 내용을 보충하고 바로 잡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내용을 쓰면서 이제까지 잘 모르던 중세사에 대해서 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점은 유익한 것 같습니다. 서양 중세사 뿐 아니라 비잔티움 제국, 아랍, 그리고 몽골 역사까지 두루 섭렵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죠. 사실 저는 십자군 전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지 십자군 자체 뿐 아니라 당대의 유럽, 비잔틴 제국 이슬람권, 몽골등의 정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십자군 전쟁이 이 결과로 생기고 다시 전쟁이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죠.
다음 역사 서술은 뭘 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하고 - 사실 쓸 소재는 아주 많습니다. 다만 십자군 전쟁사의 교훈을 살려서 너무 길게 서술하지 않을 만한 주제로 선택할 예정입니다 - 지금은 그만 글을 줄일까 합니다. 관심있게 봐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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