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ebe Dawkins performs seagrass health surveys in Puget Sound. Credit: Cornell University)
해초 seagrass는 사실 육지에서 살던 개화식물이 백악기 후기에 다시 물로 들어간 것으로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의 얕은 바다에 뿌리를 내리고 번성하고 있습니다. 해초가 만드는 목초지 (seagrass meadows)는 많은 해양 생물이 살 수 있는 보금자리로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조리흐 램 교수와 코넬 대학의 드류 하벨 교수 (Joleah Lamb, assistant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Charlie Dunlop School of Biological Sciences, Drew Harvell, professor emerita of ecology and evolutionary biology at Cornell)가 이끄는 연구팀은 도시 인근 바다에 있는 해초가 항생제 내성을 지닌 병원균을 65%나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얕은 바다에 있는 해초들은 육지에서 온 입자들을 거르는 천연의 필터 역할을 합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인간에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를 얼마나 제거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주의 퍼젯 사운드 해변 (Puget Sound beaches)의 20 곳에서 홍합을 채취해 아가미 속에 있는 세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주변에 해초가 있는 경우 병원성 세균의 빈도가 65%까지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시 앞 해초 목초지가 병원성 세균의 필터 역할을 해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인도네시아에서도 해초가 병원성 세균의 숫자를 50% 정도 줄인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열대 바다이든 온대 바다이든 간에 해초가 세균을 걸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Credit: Video produced by Bob Friel and the SeaDoc Society. Narrated by SeaDoc Society Science Director Joe Gaydos)
최근 항생제 내성균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항생제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생활 하수를 통해 유입되는 항생제 내성균 역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수 처리 시스템으로는 세균을 모두 없앨 수 없기 때문에 환경에 자꾸만 내성균이 흔해지는 일을 막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렇게 퍼진 항생제 내성균이 다시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경우입니다. 물속에 있는 세균은 결국 해산물로 옮겨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아무리 열로 조리한다고 해도 요리 과정에서 죽지 않은 세균이 뭍어 우리 주변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해초가 이런 세균들을 걸러 주는 자연의 필터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해초에 세균이 걸리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우리가 해초를 먹진 않기 때문에 적어도 식품 안전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김, 미역은 전혀 종류가 다른 해조류)
연구팀은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해초가 매년 감소하는 추세라며 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고 해산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해초를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8-seagrasses-filter-human-pathogens-marine.html
Phoebe D. Dawkins et al, Seagrass ecosystems as green urban infrastructure to mediate human pathogens in seafood, Nature Sustainability (2024). DOI: 10.1038/s41893-024-014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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