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Pixabay/CC0 Public Domain)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고 있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바이러스 호흡기 질병이 코로나19 하나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인류를 괴롭히고 있고 지금도 매년 많은 사망자를 내는 바이러스가 바로 인플루엔자입니다. 올해도 연말 인플루엔자 유행 시즌이 되면 코로나19와 함께 우리를 괴롭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고위험군에 대해 예방적 백신 접종이 필요합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감염을 100% 막지 못하지만, 중증화를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를 입증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백신 접종에도 사망이나 중증으로 진행하는 고위험군이나 노인 환자가 적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현재보다 더 강한 보호 효과를 지닌 백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연구팀은 플루젠 (FluGen)이 개발한 비강 스프레이 타입의 M2SR 백신의 임상 1b 시험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이 백신은 단독 혹은 기존의 인플루엔자 백신의 부스터 백신 형태로 개발되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백신은 근육 주사 형태로 죽은 바이러스나 혹은 단백질을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이렇게 주입한 백신은 항체 생산을 자극하고 T 세포가 침입자를 바로 알아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이런 근육 주사 백신은 바이러스가 주로 침입하는 통로인 호흡기 점막 면역을 크게 높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죽은 바이러스나 혹은 불활성화 바이러스를 호흡기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호흡기 점액에 보호받는 호흡기 상피 세포와 면역 세포가 충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플루젠이 개발한 M2SR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바이러스와 똑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유전자가 없는 가짜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진짜 바이러스처럼 호흡기 점막을 통과해 감염을 일으키지만, 거기서 더 이상 증식은 하지 않고 면역 세포에 의해 파괴되어 강한 점막 면역 반응을 유발합니다.
65세에서 85세 사이 참가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b 시험에서 참가자들은 M2SR 단독, 기존의 인플루엔자 백신, M2SR + 기존의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 받았습니다. 이후 수 주 간격으로 면역 반응을 조사한 결과 기존 인플루엔자 주사와 M2SR 스프레이 백신을 접종한 군에서 가장 강한 항체 반응과 T 세포 반응, 그리고 점막 면역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젊고 면역이 정상인 사람에서는 굳이 코 스프레이 백신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면역이 떨어진 환자나 고령자에서는 주사만으로 부족한 면역력을 확보하는 데 코 스프레이 부스터 백신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임상 결과를 토대로 2/3상 임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과연 코 스프레이 백신이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4-08-nasal-spray-flu-vaccine-candidate.html
Joseph Eiden et al, Safety and immunogenicity of the intranasal H3N2 M2-deficient single-replication influenza vaccine alone or coadministered with an inactivated influenza vaccine (Fluzone High-Dose Quadrivalent) in adults aged 65–85 years in the USA: a multicentre, randomised, double-blind, double-dummy, phase 1b trial, 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 (2024). DOI: 10.1016/S1473-3099(24)00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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