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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민물 악어를 구하기 위해 독성 두꺼비 교육한다.

 




(Freshwater crocodile taking doctored cane toad bait. Credit: Georgia Ward-Fear)

민물 악어 (Freshwater crocodiles, 학명 Crocodylus johnstoni)는 호주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최상위 포식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호주 고유 동식물처럼 민물 악어 역시 인간과 외래종 칩임으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자연계에서는 거의 적수가 없는 민물 악어를 죽게 만드는 외래종은 뜻밖에도 사탕수수 두꺼비 (cane toad)입니다.

이름과 달리 사탕수수 두꺼비는 성체는 물론이고 올챙이도 독이 있어 먹으면 위험합니다. 하지만 본래 호주에 살지 않았던 외래 침입종이기 때문에 민물 악어는 이런 사실을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물이 줄어드는 건기가 되면 좁은 지역에 사탕수수 두꺼비와 민물 악어가 모여들면서 실수로 두꺼비를 삼킨 악어들이 죽고 있습니다.

(Invasive Cane Toads Are Threatening Australia's Native Wildlife | Jeremy Wade's Dark Waters)

맥쿼리 대학의 조지아 워드-피어 박사 (Dr. Georgia Ward-Fear from Macquarie University's School of Natural Sciences)와 여러 기관의 연구자, 자연 보호 기관 관련자들은 야생 민물 악어에게 사탕수수 두꺼비의 위험성을 교육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사람도 아닌 악어에게 교육을 시키기 위해 연구팀은 매우 단순한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한쪽에는 닭고기를 매달고 다른 한쪽에는 독을 제거한 후 구역질이 나는 물질 (하지만 악어가 죽지는 않는 약물)을 주입한 사탕수수 두꺼비를 매달아 사탕수수 두꺼비를 피하도록 훈련시킨 것입니다. 사탕수수 두꺼비를 삼키면 죽기 때문에 교육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극복한 방법입니다.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이 방법을 시행한 결과 교육을 받은 민물 악어는 그렇지 않은 악어에 비해 사망률이 95%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악어의 기억력이 좋아서 이 효과는 몇 년 동안 지속됐습니다.

연구팀은 위험한 외래 침입종을 교육시키는 방법이 다른 곳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잊지 말아야할 점은 애시당초 외래 침입종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필요 없었던 비용과 노력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입니다. 한번 들어와 자리잡으면 제거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외래 침입종 침투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8-scientists-cook-freshwater-crocodiles-toxic.html

Taste aversion training can educate free-ranging crocodiles against toxic invader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4). DOI: 10.1098/rspb.2023.2507, royalsocietypublishing.org/doi … .1098/rspb.2023.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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