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지구는 물의 행성입니다. 이 말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지구의 물이 어디서 기원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쟁이 있습니다. 여러 가설들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하면 혜성처럼 외부에서 기원했다는 주장과 지구 내부에서 나온 물이라는 가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자는 본래 물이 풍부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본래 물이 풍부한 편이 아니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설이 등장했습니다.
독일 뮌스터 대학 University of Münster 의 연구팀은 44억년 전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원시 지구와 화성 크기의 이론적 행성인 테이아(Theia)의 충돌이 그 이유일지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테이아는 지구 궤도보다 안쪽 궤도에서 생성된 것으로 생각됐으나 연구팀은 지구 궤도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생성되어 물과 휘발성 화합물이 풍부한 탄소질 행성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 근거는 지각에 있는 몰리브덴 동위원소 비율입니다. 초기 지구가 지녔던 몰리브덴은 대충돌 이후 대부분 지구의 핵으로 흡수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지구 맨틀 위에서 입수한 몰리브덴은 대부분 테이아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몰리브덴 동위 원소비가 지구 궤도보다 먼 곳에서 형성된 탄소질 운석과 유사하며 아마도 테이아 역시 그럴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만약 이 주장대로라면 지구의 물은 달을 만든 대충돌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물론 논쟁의 여지는 여전하지만, 지구의 물이 테이아에서 기원했다는 주장 역시 재미있는 가설입니다. 만약 달을 만든 대충돌이 없었다면 지구가 지금처럼 물의 행성이 될 수 없었다는 이야기도 되니까요. 다만 큰 달이 없는 화성 역시 한 때 큰 바다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의문점이 있으며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Gerrit Budde et al, Molybdenum isotopic evidence for the late accretion of outer Solar System material to Earth, Nature Astronomy (2019). DOI: 10.1038/s41550-019-0779-y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