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유럽 우주국의 가이아 관측 위성은 우리 은하계에 속한 수많은 별의 거리와 밝기는 물론 화학적 구성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스펙트럼까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많은 과학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가이아 데이터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작년에 가이아 소시지 (Gaia Sausage)로 명명한 독특한 구조가 우리 은하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빙햄턴 대학(University of Birmingham)과 다른 연구 협력 기관의 과학자들은 APOGEE (Apache Point Observatory Galactic Evolution Experiment) 데이터를 통해 가이아 소시지의 화학적 구성을 매우 상세히 조사해 그 기원을 밝혀냈습니다. 본래 이 구조물은 은하 초기인 100억 년 전쯤 다른 은하가 충돌하면서 남긴 흔적으로 생각됐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가이아 소시지가 생각보다 더 오래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가이아 소시지를 만든 은하 충돌은 우주 초기인 125억년 전의 일입니다. 이 시기에 거대한 별이 생성되고 순식간에 초신성 폭발로 사라지는 일을 반복하면서 무거운 원소들이 많이 생성됐는데 연구팀은 철, 실리콘, 마그네슘의 흔적을 찾아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은하 충돌로 인해 새로운 별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로 인해 온도가 올라가면서 별의 생성이 억제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가이아 소시지로 인해 주변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오히려 주변에는 새로운 별 생성이 억제돼 주변과 분명하게 구분되는 거대한 소시지 구조물 (?)인 가이아 소시지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 역시 은하 충돌의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참고
Fiorenzo Vincenzo et al. The Fall of a Giant. Chemical evolution of Enceladus, alias the Gaia Sausage,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Letters (2019). DOI: 10.1093/mnrasl/slz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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