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lasies River cave in the southern Cape of South Africa. Credit: Wits University)
인류가 녹말(starch, 전분)이 있는 식물을 불로 익혀 먹은 역사가 적어도 12만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게 됐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신시아 라베이 (Cynthia Larbey of the Department of Archaeology at the University of Cambridge)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 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클라시에스 리버 동굴 (Klasies River Cave)에서 불에 탄 식물 뿌리 및 줄기 덩어리에서 그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현재 밀가루나 쌀처럼 녹말이 풍부한 식물 씨앗은 우리의 주식입니다. 물론 요리하지 않고도 소화시킬 수 있지만, 불을 이용해 요리하면 훨씬 쉽게 소화할 수 있어 거의 예외없이 요리를 해 먹고 있습니다. 매끼니 생쌀을 씹거나 밀을 갈아 먹지 않고 통으로 먹는 건 고통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요리된 음식에 적응해 진화했다는 의미이며 불로 음식을 조리해 먹은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시사하는 증거입니다.
사실 현생 인류와 그 가까운 조상들의 특징은 불과 도구를 이용해서 사냥을 하고 요리를 하기 때문에 턱과 이빨이 다른 유인원에 비해 작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요리를 하는 능력 덕분에 매우 다양한 식재료를 먹을 수 있으며 이것이 잡식 동물로 성공한 비결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식물의 녹말 성분을 요리해 먹는 것은 농경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 일일 것입니다. 아마도 그 역사는 불의 사용만큼 오래 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까지 남은 가장 오래된 흔적은 이번 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오래 전에 식물을 불로 요리해 먹었을지 궁금해지는 발견입니다. 아마도 어딘가 더 오래된 흔적이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참고
Cynthia Larbey et al, Cooked starchy food in hearths ca. 120 kya and 65 kya (MIS 5e and MIS 4) from Klasies River Cave, South Africa, Journal of Human Evolution (2019). DOI: 10.1016/j.jhevol.2019.0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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