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지구 생명체가 기원한 시점에 대해서는 다소 논쟁이 있지만, 최소 38억 년 전부터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따라서 생명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고 할 수 있지만, 당시 지구 환경은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아마도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초기 지구에는 산소가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지구에 지금처럼 산소가 많아진 것은 광합성 미생물이 산소를 부산물로 내놓은 결과로 대략 23억년 전에 산소 농도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이를 대산소화 사건 Great Oxidation Event (GOE)이라고 부릅니다. 이 시기 이후 진핵생물이 등장하고 결국은 다세포 생물이 탄생하는 등 지구 생태계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산소 농도의 급격한 증가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명 활동 위해서 필요한 원소는 산소 하나만이 아닙니다. 탄소나 수소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없는 질소나 인 같은 주요 원소도 생명 현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는 현재 생물들이 어떻게 이 원소를 구했는지 잘 알고 있지만, 대산소화 이전 생물들은 과연 어떻게 질소나 인 같은 주요 원소를 구했을까요?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 시라쿠스 대학, 런던 왕립 홀로웨이 대학(University of St. Andrews, Syracuse University and Royal Holloway, University of London)의 과학자들은 매우 잘 보존된 27억년 전 광물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보통 이정도 시간이 흐르면 지각 활동에 의해 많은 열과 압력을 받아 광물의 원래 형태가 크게 변하지만 이 암석은 다행히 큰 변화 없이 영겁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여기서 알아낸 중요한 사실은 당시 지구에 상당량의 암모니아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것이 지구 전체에 일반적인 환경이었다면 질소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사실 암모니아는 현대에도 비료의 원료로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어쩌면 암모니아가 지구 역사 초기 생명체에 가장 중요한 비료 역할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비록 냄새는 좋지 않지만, 인간을 비롯한 현재 지구 생물체의 등장이 이 물질 덕분에 가능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참고
J. Yang et al, Ammonium availability in the Late Archaean nitrogen cycle, Nature Geoscience (2019). DOI: 10.1038/s41561-019-0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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