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yelination by MS. The CD68 colored tissue shows several macrophages in the area of the lesion. Original scale 1:100. Credit: Marvin 101/Wikipedia)
다발성 경화증 (multiple sclerosis)은 중추신경계의 탈수초성 질환 (demyelinating disease)입니다. 쉽게 풀어 설명한 신경 세포의 전선을 둘러싼 절연성 피복이 벗겨지면서 망가지는 질환입니다. 아주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23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고 이 가운데 매년 12000-19000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과거부터 지목되온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 (Epstein-Barr virus, EBV) 입니다. EBV는 인간에 감염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중 하나로 인간 감마 헤르페스바이러스 4 (Human gammaherpesvirus 4)라고도 불리는데, 보통은 선열 (granular fever , infectious mononucleosis)이라는 발열을 동반한 경미한 임상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감염되도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감염성은 증상이 없어도 지속되어 전체 성인 인구의 95%가 이 바이러스에 결국 감염됩니다.
선열: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27237&cid=51007&categoryId=51007
다발성 경화증: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26680&cid=51007&categoryId=51007
이렇게 모든 사람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이기 때문에 다발성 경화증 같은 드문 질환이 진짜 바이러스와 연관이 있는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 역학 및 영양학과의 알베르토 아세리노 교수 (Alberto Ascherio, professor of epidemiology and nutrition at Harvard Chan School)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군에 입대한 1000만 명의 젊은 병사의 혈액 샘플에서 EBV에 대한 항체와 다발성 경화증 발병 위험도와의 상관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20세 전후의 젊은 병사 가운데는 아직 EBV 감염력이 없는 사람이 많고 이들이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입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995명이 군 복무 중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았는데,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EBV 감염 후 다발성 경화증 위험도는 3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다른 바이러스 감염과는 연관성이 없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EBV가 다발성 경화증의 주요 인자라는 사실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입니다.
다발성 경화증의 발병 원인에 대한 한 가지 의문점은 풀렸지만, 모든 의문점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거의 모든 성인을 감염시키는데, 왜 일부에서만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지 명확하지 않은 것입니다. 다만 바이러스가 직접 수초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학적 기전에 의해 손상을 입힌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일부 사람에서 잘못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인데, 그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 다발성 경화증을 포함해 EBV 감염 후 발생이 의심되는 여러 가지 자가 면역 질환의 발병 기전을 알아내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EBV에 대한 백신을 개발해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연구 목표가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2-01-epstein-barr-virus-multiple-sclerosis.html
https://en.wikipedia.org/wiki/Epstein%E2%80%93Barr_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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