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가 항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꽤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항균 코팅 등에 활용되는데, 코로나 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구리가 항바이러스 성질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의료 장비에 구리 코팅을 해서 바이러스나 세균 전파를 억제할 수 있지 않겠냐는 아이디어들이 나온 것입니다. 다만 SARS-CoV-2 자체는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외부 환경에서는 생존 기간이 길지 않으며 주로는 사람 간 호흡기 접촉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이런 활용은 제한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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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케빈 머슬만(Kevin Musslema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6종의 금속 및 금속 산화물 (Cu, Cu2O, Ag, ZnO, zinc tin oxide (ZTO), and TiO2) 박막 코팅 소재를 사용해 SARS-CoV-2와 거의 같지만, 강력한 병원성은 없는 계절성 코로나 바이러스인 HCov-229E를 사용해 항바이러스 성질을 비교했습니다. SARS-CoV-2를 직접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안전성을 위해서인데, 병원성은 달라도 구조는 똑같다는 점을 생각하면 SARS-CoV-2에도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1/1000에 불과한 박막 코팅에 최대 24시간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작은 물방울 (호흡기 비말을 가정한 것)을 뿌린 후 다시 바이러스를 회수해서 실제 세포에 감염시켰습니다. 바이러스 입자는 사실상 무생물이나 다를 바 없어 살아 있는지를 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염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구리와 산화구리의 항바이러스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리는 15분만 노출시켜도 바이러스 검출 역가를 1/10로 줄였으며 1시간 노출시에는 1/100로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마스크 필터 소재에 이를 응용하면 바이러스에 대한 보호 효과가 커질 뿐 아니라 감염자의 경우 바이러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매우 짧은 시간 노출되는 마스크 필터 소재로 적합한지는 다소 의문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지금도 1회용 마스크 관련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구리 코팅은 금속 오염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아무튼 구리가 항균은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성질까지 강하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12-coating-surfaces-thin-layer-copper.html
Louis-Vincent Delumeau et al, Effectiveness of antiviral metal and metal oxide thin-film coatings against human coronavirus 229E, APL Materials (2021). DOI: 10.1063/5.0056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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