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stinal organoids from a Rousette bat. Credit: Tsutomu Omatsu, TUAT)
코로나 19와 에볼라를 통해 주목 받은 포유류가 있습니다. 바로 박쥐입니다. 박쥐는 SARS-CoV-2같은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일 뿐 아니라 에볼라, 마르부그, 니파, 헨드라, 사스, 메르스 (Ebola, Marburg, Nipah, Hendra, SARS, MERS) 바이러스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박쥐는 바이러스 및 세균에 대한 강한 내성과 넓은 서식 범위 덕분에 많은 전염성 질환의 자연 숙주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왜 박쥐가 이런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어도 멀쩡한지 이유를 연구해왔습니다. 물론 코로나 19로 인해 관련 연구는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쥐를 이용한 질병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박쥐가 쥐처럼 실험실 환경에서 키우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야생 박쥐를 잡아서 연구하는 것은 번거로운 건 둘째치고 사실 알지 못하는 병원체에 노출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연구자들은 직접 야생 박쥐를 잡기도 하지만, 다른 과학자들은 박쥐의 세포를 배양해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양된 세포는 박쥐의 체내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도쿄 농공대학 (東京農工大学,Tokyo University of Agriculture and Technology)의 연구팀은 박쥐 줄기 세포를 이용한 장 오가노이드 (Intestinal Organoid)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줄기 세포를 이용해 만든 오가노이드는 이미 인체 세포 실험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동물 실험 모델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직접 동물을 이용해 실험을 하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위험한 병원균이나 바이러스를 지녔거나 사육이 까다로운 박쥐 같은 동물을 실험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둘 중에 하나도 힘들어지는데, 만약 둘 다인 경우에는 격리 시설에서 박쥐를 사육하는 아주 까다로운 과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오가노이드 쪽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데스마레 과일박쥐(Rousettus leschenaultii)의 줄기세포를 장 조직으로 분화시킨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실제 바이러스 (박쥐 연관 바이러스와 SARS-CoV-2 등 기타 바이러스)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줄기 세포는 실험 동물을 죽일 필요 없이 한 번 추출해 배양한 후 냉동 보존해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으며 장 뿐 아니라 여러 장기 오가노이드로 분화시킬 수 있습니다.
박쥐가 각종 바이러스를 보유하면서도 어떻게 멀쩡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면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미지의 새로운 신종 전염병의 가능성도 미리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박쥐 오가노이드가 인류를 위해 큰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연구 결과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12-intestine-organoid-grown-lab-viruses.html
Mohamed Elbadawy et al, Establishment of Intestinal Organoid from Rousettus leschenaultii and the Susceptibility to Bat-Associated Viruses, SARS-CoV-2 and Pteropine Orthoreovirus,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021). DOI: 10.3390/ijms221910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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