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chematic of Mercury's early magma surface and atmospheric constituents in its lower, homogeneous atmosphere and upper, mass separated exosphere, from which species are primarily lost to space. Credit: Noah Jäggi, NASA)
수성은 태양계 행성 가운데 대기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는 유일한 행성입니다. 태양계 행성 중 가장 작은 크기와 강력한 태양 복사 에너지 때문인데, 수성도 태어날 때는 지금과 달리 대기가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대기가 아니라 녹은 상태의 수성에서 증발한 물질들이 모여 기체 상태로 잠시 존재했던 것입니다.
스위스 베른 대학의 노아 야기 (Noah Jäggi, Physics Institute, University of Bern)와 동료들은 초기 수성의 마그마 바다에서 생성된 대기가 어떤 형태였을지 연구했습니다. 초기 수성은 다른 암석 행성과 마찬가지로 여러 천체의 충돌로 인해 거대한 마그마 바다가 형성되었습니다. 물론 46억년 전 태양계 생성 초기의 수성으로 돌아가 그 온도를 측정할 순 없지만, 연구팀의 모델에 의하면 이 시기 표면 온도는 2400K (대략 섭씨 2100도 정도)에 달했습니다.
연구팀은 초기 수성의 정확한 구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두 가지 모델을 가정했습니다. 첫 번째 모델은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수소, 물 같이 바로 증발하는 휘발성 물질을 많이 포함한 모델로 당시의 수성은 지금보다 크지만, 이런 물질이 빠져나가면서 작아졌습니다. 두 번째 모델은 휘발성 물질이 적은 건조한 형태로 실리콘, 소듐, 철 같은 물질이 풍부해 일산화규소 (silicon monoxide (SiO))같은 물질이 대기 중 기체로 풍부하게 존재하는 형태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두 상태가 어느 정도 중첩했을 것인데 주로 어떤 형태였냐를 두고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휘발성/비휘발성 모델 모두에서 대기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기 상층부는 휘발성 분자와 함께 실리콘, 소듐 (나트륨), 탄소 원자가 존재하는 형태였고 하층부에는 일산화규소를 포함해 철과 마그네슘, 실리콘 원자가 존재하는 형태였을 것입니다. (위의 그림 참조)
그러나 어떤 형태이든 간에 마그마가 식어 지각이 형성되기 전까지 잃어버리는 물질의 양은 생각보다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성은 초기 물질의 0.3% 밖에 잃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수성 지각이 2.3km 얇아지는 수준입니다. (수성의 반지름은 2,440km) 물론 전체 양으로 보면 적은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는 작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역시 수성 자체에 대한 직접 탐사가 필요합니다. 수성 표면은 햇빛이 비치는 지역은 섭씨 430도에 달하고 햇빛이 닿지 않는 지역은 영하 170도의 저온 지역입니다. 따라서 탐사선을 내려보낸다면 극지방 크레이터 내부의 영구 음영 지대가 가장 유리합니다. 알고 보면 가장 잘 탐사가 되지 않은 행성 중 하나인 수성의 비밀을 직접 가서 밝힐 날도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12-earliest-atmosphere-mercury.html
Noah Jäggi et al, Evolution of Mercury's Earliest Atmosphere, The Planetary Science Journal (2021). DOI: 10.3847/PSJ/ac2d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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