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redit: X-ray: NASA/CXC/UNH/D.Lin et al; Optical: NASA/STScI)
과학자들이 Chandra X-ray 위성 및 XMM-Newton X-ray 위성 데이터를 통해 지구에서 45억 광년 떨어진 위치에 있는 떠돌이 블랙홀을 발견했습니다. 이 떠돌이 블랙홀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멀리 떨어진 것입니다.
블랙홀은 질량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은하 중심부에 생성되는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10만배에서 100억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로 은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은하 중심은 은하계에서 가장 물질의 밀도가 큰 만큼 이렇게 거대 질량 블랙홀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항성질량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3~10배 사이 블랙홀로 초신성 폭발의 잔해물이 모여서 형성되기 때문에 질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과학자들은 그 중간에 해당하는 중간 질량 블랙홀 (intermediate mass black hole)의 존재 역시 알고 있습니다. 태양 질량의 100배에서 10만배 사이 질량을 가진 중간 질량 블랙홀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지만, 그중 일부는 작은 은하가 큰 은하에 합쳐지면서 생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본래는 은하 중심 블랙홀이었지만, 이제는 은하를 잃고 떠돌이가 되는 것이죠.
SDSS J141711.07+522540.8 혹은 약칭으로 GJ1417+52 라고 불리는 은하에 있는 블랙홀 XJ1417+52 역시 마찬가지 경우입니다. 이 블랙홀이 떠돌이 (wandering)가 된 이유는 더 큰 은하에 합병되면서 주변 가스와 별을 소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찬드라와 뉴튼은 2000~2002년 사이 XJ1417+52의 존재를 발견했는데 (사진에서 보라색) 이를 다시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확인했을 때 렌즈상 은하인 GJ1417+52 의 외곽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블랙홀은 X선 영역에서 기존의 항성 질량 블랙홀에 비해서 1만배에서 10만배나 밝아 “hyper-luminous X-ray source” (HLX)라고 분류되었습니다. 이 밝기 때문에 이 블랙홀의 존재가 밝혀진 셈인데, 사실 떠돌이 블랙홀 가운데서 이전에 발견된 것보다 10배나 멀리 떨어진 것입니다.
놀라운 부분은 이 블랙홀이 이후 X선 영역에서 계속 밝기가 어두워져 관측이 어려운 수준까지 떨여졌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 블랙홀이 우연히 옆을 지나가던 별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잠시 밝게 빛난 것이라는 이론이 유력합니다. 즉 우리는 운좋게 멀리 떨어진 떠돌이 블랙홀을 관찰한 것이죠.
예상되는 위치가 아니라 은하게 여기 저기에서 출몰하는 떠돌이 블랙홀은 아직 미지의 영역입니다. 이들이 은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나 그 진화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거대 질량 블랙홀 만큼이나 흥미로운 존재인 점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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