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름기 말 대멸종 이후 번성한 생물체 가운데 하나인 리스트로사우루스 Lystrosaurus was by far the most abundant early Triassic land vertebrate. Credit: Nobu Tamura/Wikipedia/CC BY 3.0)
페름기말 대멸종은 지구상에 발생한 역대 대멸종 사건 가운데서도 가장 큰 대멸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활발한 화산활동 및 운석 충돌 등이 이유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당시 살았던 생물종의 최대 99%가 멸종한 대사건이었던 점은 분명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고생대와 중생대가 나뉘고 공룡과 포유류의 조상이 대지를 활보하게 됩니다.
하지만 육지와는 달리 바다는 상대적으로 충격에 대한 변화가 적은 환경입니다. 바다에서도 이런 대멸종이 진행되었다는 증거는 충분하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이견이 있어왔습니다. 하와이 대학의 생물학자 스티븐 스탠리(Steven Stanley of the University of Hawaii)는 저널 PNAS에서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해양생물종의 대멸종은 규모가 작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추산에 의하면 최대 96%의 해양 생물종이 2억 5,200만년 전 대멸종 시기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스탠리는 90개목과 220과의 해양 생물이 이 시기를 넘어서 생존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너무 과다한 수준으로 대멸종을 해석한 것일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이 시기 대멸종은 해양 생물종의 81%를 멸종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물론 규모가 약간 작을 뿐 역시 대멸종이라는 명칭을 붙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입니다.
비조류 공룡의 멸종에 가려서 일반 대중에게는 친숙하지 않지만, 사실 중생대와 신생대를 가르는 6,600만년 전의 대멸종 사건 못지 않게 2억 5,200만년 전의 대멸종 사건은 고생물학자와 지질학자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입니다. 사실 멸종의 규모만 놓고 본다면 페름기말 대멸종이 더 큰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악기말 대멸종이 혜성 혹은 소행성 충돌이 원인이라고 의견이 모아지는 데 비해 페름기말 대멸종은 아직도 그 원인이 불분명한 지구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이를 밝히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맞다고 해도 역시 생물 역사상 가장 거대한 대멸종 사건으로 페름기말 대멸종의 미스터리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참고
Steven M. Stanley. Estimates of the magnitudes of major marine mass extinctions in earth history,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6). DOI: 10.1073/pnas.161309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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