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ron backscatter (15 kV) images of representative P-E spherules from Hole 1051B, Wilson Lake B, and Millville cores and the Medford exposure. Credit: M.F. Schaller et al., Science (2016))
앞서 몇 차례 소개드린바와 같이 5560만년 지구는 기온이 급상승해 극지방까지 아열대 기후가 형성된 시기가 있었습니다. Paleocene-Eocene Thermal Maximum (PETM)이라고 불리는 이 시기는 지구 생물체에게 큰 재앙으로 당시 육지와 바다의 상당부분에서 화석이 잘 발견되지 않을 만큼 큰 이벤트였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왜 이 시기 갑작스런 기온 상승이 단기간 발생했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화산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증가, 그리고 이로 인한 해저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기화로 인한 메탄 가스 농도 증가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기는 하였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습니다.
학계에서 마이너 가설 가운데 하나는 운석 충돌이 이 과정에서 영향을 행사했다는 것입니다. 컬럼비아 대학의 데니스 켄트 (Dennis Kent, a researcher at Columbia University's Lamont-Doherty Earth Observatory and Rutgers University)는 2003년에 이런 가설을 주장했으나 당시 충분한 증거가 없어 학계에서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습니다.
2016년 켄트와 다른 동료 과학자들은 미 동부해안의 여러 지역에서 시추과정에서 확보된 당시 지층을 토대로 이 가설을 다시 검증했습니다. 말보로 진흙(Marlboro clay)이라고 알려진 이 지층은 대략 9m 두께로 연구팀은 여기에서 다수의 마이크로 텍타이트 (Microtektites)를 발견했습니다. 텍타이트는 운석 충돌 시 고온으로 녹은 입자가 식어서 형성된 것으로 해저에는 주로 마이크로텍타이트 형태로 침전됩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실제 당시에 대형 운석 충돌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소견입니다.
연구팀은 정확히 어느 지점에 운석이나 혹은 혜성이 충돌했는지는 밝히지 못했지만, 당시 대형 충돌로 인해서 해저 메탄 하이드레이트나 혹은 화산 활동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로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및 메탄 농도를 상승시켰을 것입니다.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5,000~2만년 정도 시간을 두고 이뤄졌고 극단적 온난화 시기는 20만년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현재 온난화 속도가 당시보다 훨씬 빠르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지구 생태계의 대재앙이었지만, 인간의 등장은 어쩌면 그보다 더 큰 재앙인지도 모릅니다.
참고
"Impact ejecta at the Paleocene-Eocene boundary," Science, science.sciencemag.org/cgi/doi/10.1126/science.aaf5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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