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moeba, Paulinella, which has two large, sausage-shaped plastids for photosynthesis. Credit: Hwan Su Yoon)
식물에서 광합성을 담당하는 세포 소기관은 엽록체입니다. 이 엽록체의 기원은 본래 독립 생활을 하던 박테리아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사건은 10~15억년 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된 일이라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독립 세포가 세포 소기관이 되었는지 알아내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핵 생물 세포 내 소기관들이 여러 박테리아의 공생에서 기원했다는 세포내 공생설 (endosymbiosis)을 확인시켜 줄 생명체가 존재합니다. 파울리넬라 (Paulinella) 같은 아메바가 그 생명체로 놀랍게도 이 아메바는 체내에 광합성이 가능한 시아노박테리아(cynobacteria)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아주 오래전 발생했던 세포내 공생이 비교적 최근에 다시 일어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독일과 미국의 과학자팀은 파울리넬라와 그 안에 공생하는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해독해서 이 과정을 연구해 저널 PNAS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공생 관계가 시작된 것은 대략 1억년 전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아메바 안의 박테리아는 완전한 세포 소기관으로 진화되지 않은 색소체 (plastid) 형태로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독립 박테리아에게는 한 가지 곤란한 문제가 있습니다. 완전히 세포 소기관으로 진화된 엽록체와는 달리 독립적인 박테리아라 여러 가지 대사를 안에서 자급자족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독립적인 공생 박테리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돌연변이에 의해 유전자를 조금씩 소실하는데, 보통 주변에 있는 다른 박테리아에서 필요한 유전자를 보충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하지만 아메바 안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에는 어려운 문제죠.
이번 연구에서는 이 아메바가 다른 박테리아에서 유전자를 흡수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유전자의 열화를 막고 오래 살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죠. 물론 더 진화를 거듭하면 내부 박테리아는 다른 기능을 모두 잃어버리고 광합성만 하는 세포내 소기관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10억 년 전 지구에서 볼 수 있었던 일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다시 10억 년이 지나면 이 아메바도 새로운 식물이 되어 있을지 모르는 일이죠.
참고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dx.doi.org/10.1073/pnas.1608016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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